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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에 당한' 투수의 통한 "그 실투, 되돌릴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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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한국 시각)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강정호(왼쪽)에게 1회 성급하게 승부하다 결승 2타점 2루타를 내준 신시내티 우완 선발 대니얼 스트레일리.(사진=노컷뉴스DB,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연이틀 결승타로 팀 승리를 이끈 'KBO산 1호 메이저리거 야수' 강정호(29 · 피츠버그). 9일(한국 시각) 미국 PNC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와 홈 경기에서 1회 2타점 2루타로 4-1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5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한 강정호는 0-0으로 맞선 1회 2사 1, 2루에서 상대 우완 선발 다니엘 스트레일리로부터 좌중간 2루타를 날렸다.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인 선제 적시타였다.

팀이 4-1로 이기면서 강정호의 2루타가 결승타가 됐다. 전날 세인트루이스와 홈 경기에서 3-3으로 맞선 8회 날린 시즌 17호 홈런까지 연이틀 결승타다.

특히 9일 날린 결승타는 상대 패전 투수에게는 비수로 꽂혔다. 경기 후 스트레일리는 1회 허용한 강정호의 2루타에 대해 두고두고 아쉬움을 곱씹었다.

당초 스트레일리는 강정호와 대결에서 유리한 볼 카운트를 만들었다. 바깥쪽으로 흐르는 슬라이더와 안쪽 꽉찬 직구로 2스트이크를 먼저 잡았다.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낼 호기였다.

▲강정호에 한복판 144km 직구, 자살 행위

하지만 스트레일리의 승부는 성급했다. 3구째 시속 89.8마일(약 144km) 직구가 한복판에 몰렸다. 전날 시속 159km 강속구를 통타해 홈런을 날린 강정호였다. 7일에도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의 154km 돌직구를 넘긴 강정호에게 140km 중반대 직구는 좋은 먹잇감이었다.

강정호는 이 실투를 놓치지 않고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쭉쭉 뻗은 타구는 좌중간으로 흘렀고, 헐레벌떡 쫓아온 중견수 호세 페라자의 글러브를 넘겼다. 홈런이 되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였다.

이에 흔들린 스트레일리는 데이비드 프리즈, 프란시스코 서벨리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점을 더 내줬다. 스트레일리는 3회 1사에서 강정호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기도 했지만 5이닝 3실점, 나름 역할을 했다. 1회 3실점만 아니었다면 승리를 바라볼 수 있었으나 시즌 8패째(11승)를 안았다.

경기 후 스트레일리는 "그 공(강정호에게 던진 3구째가)이 오늘 경기에서 내가 되돌리고 싶은 단 하나의 투구"라면서 "그 공에 대해 모든 것을 바꾸고 싶다"고 후회를 곱씹었다. 이어 "하지만 그럴 수 없고, 안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상대는 아쉽지만 아군으로서는 흐뭇하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강정호는 아주 좋은 상태"라면서 "공도 잘 보고 수비도 좋다"고 칭찬했다. 이날도 강정호는 7회 1사에서 상대 브랜든 필립스의 좌선상 타구를 잘 잡아 강력한 송구로 아웃을 만들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 3경기에서 7타점을 쓸어담은 강정호. 상대 투수들은 경기 후 스트레일리처럼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면 '킹캉'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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