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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의 한화' PS 호흡기 뗀 김경문의 '독한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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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욕의 양김 라이벌' 김경문 감독(왼쪽)의 NC는 6, 7일 마산 홈 경기에서 총력전 끝에 잇따라 1점차 승리를 거두며 김성근 감독의 한화가 품은 가을야구 희망을 더욱 옅게 만들었다.(자료사진=NC, 한화)

 

한화의 가을야구 희망이 사실상 사라졌다. 마운드 보직 파괴와 도박 야구로 마지막 승부를 걸었지만 돌아온 것은 3연패. 남은 일정에서 승률 7할 이상의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포스트시즌(PS) 진출은 어렵다.

김성근 한화 감독이 쥔 마지막 희망의 끈을 끊어놓은 것은 공교롭게도 2000년대 치열한 라이벌 대결을 펼쳤던 김경문 감독의 NC다. NC는 연이틀 대접전 끝에 1점차 승리를 거두면서 한화의 숨통을 더욱 조였다.

NC는 7일 경남 마산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전날 7-6 승리까지 2경기 연속 한화를 울리며 2위를 굳혔다.

마산 2연전 전패는 한화 가을야구 전선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혔다. 최근 3연패를 당하는 동안 한화는 7위 자리를 승차 없이 롯데에 내줬다. PS 마지노선인 5위 KIA와 승차가 4.5경기로 벌어졌다.

한화는 54승66패3무, 승률 4할5푼에 처져 있다. 이제 21경기만을 남겨놨다. 가을야구를 하려면 최소 15승 이상은 필요하다. 69승72패3무면 현재 5할 승률에서 -3승인 KIA와 비슷한 성적이 된다. 21경기에서 15승이면 승률 7할1푼4리다. 현재 1위인 두산의 승률이 6할4푼5리인데 사실상 불가능한 목표다.

한화로서는 마산 2연전이 두고두고 뼈아프다. 만약 1점차 패배 모두 이겼다면 한화는 56승64패3무, 5할 승률에서 -8승으로 6위 LG(59승64패1무)에 1.5경기 차, KIA에 2.5경기 차까지 따라붙을 수 있었다. 가을야구 가능성이 적지 않았을 터였다. 그러나 한화의 희망은 마산에서 희미해졌다.

'끝냈다' NC 손시헌이 6일 한화와 홈 경기에서 9회말 끝내기 안타를 날린 뒤 포효하는 모습. 그는 2000년대 중후반 SK와 치열한 라이벌 대결을 펼쳤던 두산의 유격수였다.(자료사진=NC)

 

특히 가을야구 총력전을 선언한 김성근 감독 못지 않았던 김경문 감독의 '독한 야구'가 빛을 발했다. 연이틀 1점차 승리를 거둔 원동력이었다.

6일 NC는 한화에 4회초까지 0-5로 끌려갔다. 에이스 에릭 해커가 흔들리면서 1, 2회만 5점을 내줬다. 그러나 NC는 4회 2점을 따라붙은 뒤 5회 대타 모창민의 극적 3점 홈런으로 동점을 이뤘다. 허리통증을 호소한 박석민을 대신한 모창민이 일을 벌였다. 분위기를 가져온 NC는 6회 1점을 보태 6-5로 앞서갔다.

벼랑 끝 한화도 물러서지 않았다. 패색이 짙던 9회 2사에서 대타 신성현이 NC 마무리 임창민에게 동점 1점 홈런을 날렸다. 패배 직전에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갈 수 있는 한방이었다.

그러나 NC의 승부 근성이 더 앞섰다. 9회말 NC는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김경문 감독은 간판 타자 나성범에게 희생번트 작전을 냈다. 올해 나성범은 희생번트가 단 1번인 선수. 작전은 실패했지만 그만큼 1점이 중요했던 NC였다.

결국 2사 만루 뒤 손시헌의 끝내기 안타가 나왔지만 평소 김경문 감독과는 살짝 달랐던 경기였다. 김 감독은 선 굵은 야구로 김성근 감독의 세밀한 스몰 볼과는 대척점에 있다. 그러나 2000년대 중후반 치열한 라이벌 대결을 펼치면서 승부처에서는 작전 야구를 펼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만큼 김경문 감독은 승리가 절실했던 것이다.

'연이틀 비수' NC 모창민이 7일 한화와 홈 경기에서 6회 결승포를 뽑아낸 뒤 3루를 돌며 이광길 코치와 주먹을 부딪히는 모습. 공교롭게도 둘은 모두 각각 SK와 쌍방울 등에서 김성근 감독 휘하에 있던 인물들이다.(마산=NC)

 

7일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NC 최금강과 한화 윤규진이 5회까지 무실점 선발 대결을 펼쳤다. NC는 모창민이 6회 선제 솔로포까지 때리며 연이틀 영웅이 됐다. NC는 최금강에 이어 임정호, 원종현, 임창민 등 필승조로 승리를 지켰다. 한화는 9회 무사에서 김태균의 안타 이후 희생번트를 대며 마지막 기회를 노렸지만 끝내 적시타는 나오지 않았다.

두 김 감독은 2007, 08년 한국시리즈, 09년 플레이오프에서 치열하게 맞붙었다. 당시 김성근 감독이 SK, 김경문 감독이 두산을 맡아 화끈한 승부를 펼쳤다.

SK가 모두 이기긴 했으나 김 감독의 두산도 큰 박수를 받았다. 두 팀 모두 공격적 주루와 수비로 한국 야구의 수준을 한 차원 높였다는 호평을 얻었다. 김의 전쟁으로 불린 명승부였다.

뜨거운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던 두 김 감독. 이런 가운데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화의 숨통을 조인 것이 김경문 감독의 NC였던 것이다. 물론 NC도 3위 넥센에 거센 추격을 받는 상황이라 여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두 감독의 묘한 인연이 진한 여운을 남긴 마산 2연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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