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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째 대학생, 저도 졸업하고 싶죠, 취업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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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 수양 아닌 취업 목적 졸업유예제, 학생부담 지나쳐

- 1학점에 전체 등록금 1/6 인 60만원 내야
- 재학생 대상 '공모전&인턴 응시 기회' 많아
- 졸업예정자 선호하는 기업분위기 무시 못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9월 8일 (목) 오후 7시 1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졸업유예 학생 (익명)

 


◇ 정관용> 대학교 5학년, 6학년. 여러분 이런 말 들어보셨어요? 졸업요건은 다 충족했는데도 직장을 구하지 못 해서 졸업을 미루고 있는 대학생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도 돈이 듭니다. 대학들이 졸업유예제도 이런 걸 운영하면서 지난해 학생들에게 받은 등록금만 35억원이다, 이런 자료가 나왔네요. 자, 이번 학기에 졸업유예를 신청한 한 학생의 이야기 들어보고요. 이 관련된 법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인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 차례로 연결합니다. 먼저 졸업유예 신청한 학생, 익명을 요구하셨어요. 나와 계시죠?

◆ 졸업유예 학생>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그럼 지금 몇 학기 째 대학을 다니고 있는 겁니까?

◆ 졸업유예 학생> 보통 8학기 마치고 졸업을 하는데 두 학기 연장해서 10학기 째고요. 중간에 두 학기 휴학을 해서 횟수로는 6년째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 정관용> 왜 그렇게 오래 다니고 있습니까?

◆ 졸업유예 학생> 아무래도 취업을 못 해서겠죠.

◇ 정관용> 휴학은 빼고 그리고 두 학기를 연장해서, 연장하기 위해서는 졸업유예제도를 이용한 겁니까? 어떻게 하고 있는 겁니까?

◆ 졸업유예 학생> 저희 학교에서는 졸업유예제도가 작년까지 있었는데요. 사실 이 제도가 작년에 폐지가 됐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 졸업유예 학생> 그래서 졸업을 미루려는 학생들은 나름대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데요. 저 같은 경우는 졸업하려면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과목이 있는데 이 과목을 수강하지 않고 남겨놓는 식으로 학기를 연장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등록금은 얼마 내요?

◆ 졸업유예 학생> 이번 학기에 한 학점을 신청했는데요. 한 학점을 신청하면 전체 등록금의 6분의 1을 내야 합니다. 그러니까 60만원 정도 냈습니다.

◇ 정관용> 6분의 1을? 한 학점만 해도 6분의 1을 내요?

◆ 졸업유예 학생>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건 왜 그렇죠?

◆ 졸업유예 학생> 학교 방침입니다.

◇ 정관용> 그래요? 다른 학교들도 대체로 비슷합니까, 어떻습니까?

◆ 졸업유예 학생> 다른 학교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대체적으로 50만원에서 60만원까지 낸다고 합니다.

◇ 정관용> 그 졸업유예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학교들도 마찬가지입니까?

◆ 졸업유예 학생>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50에서 60만원.

◆ 졸업유예 학생> 네.

(사진=자료사진)

 


◇ 정관용> 그러면 그냥 50에서 60만원 나가는 것도 큰 부담일 텐데 그냥 졸업을 하는 것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가 뭡니까?

◆ 졸업유예 학생>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을 텐데요. 우선은 재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이나 인턴이 많습니다.

◇ 정관용> 아.

◆ 졸업유예 학생> 졸업을 하게 되면 여기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거고요. 스펙을 쌓아야 하는 입장에서 이런 기회 하나하나가 소중하기 때문에 졸업하기 부담스러운 면도 있고요. 그다음 두번째 이유는 아무래도 기업이 졸업자보다는 졸업예정자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쉽게 졸업을 결정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방금 말씀하신 재학생만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 인턴 이건 100% 이해가 되는데요. 기업 쪽 이야기를 들어보면 기업 측에서는 졸업자를 오히려 졸업예정자보다 좋아하지 졸업예정자를 우대하지는 않는다. 이런 반응도 있던데요.

◆ 졸업유예 학생> 저는 그것과 현장 분위기가 정반대된다고 생각하는데요.

◇ 정관용> 그래요?

◆ 졸업유예 학생> 왜냐하면 졸업한 사람이 면접에 가면 꼭 나오는 질문이 졸업 후에 공백 기간 동안 도대체 뭘 했냐는 겁니다. 그러니까 '졸업 후에 지금까지 취직 못했냐', '능력 없어서 허송세월 보낸 것 아니냐?' 이런 맥락의 질문인데. 이것만 봐도 기업에서 졸업자에 대한 인식이 크게 좋지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정관용> 반대로 학교를 6년씩, 7년씩 다닌 학생들한테는 왜 그렇게 오래 다녔냐고 묻지 않을까요?

◆ 졸업유예 학생> 그렇기도 한데요. 일단은 공백 기간에 대한 설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력서상에 졸업을 하지 않는 한 학교를 다녔다는 흔적이 남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것이 사실이죠.

◇ 정관용> 그렇군요. 그런데 그런 처지에 있는 학생들이 참 많은데 5, 60만원이라도 꼬박꼬박 돈을 받아가는 대학에 대해서 어떤 생각이세요?

◆ 졸업유예 학생> 저는 좀 부당한 면이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사실 올해 여름에 인턴을 할 기회를 얻어서 인턴을 하면서 번 돈으로 등록금을 충당했는데요. 만약에 인턴을 하지 않았더라면 취업 공부할 시간을 쪼개서 아르바이트를 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래야 되겠죠.

◆ 졸업유예 학생> 그런데 계산을 해 봤더니 최저시급으로 100시간 가까이 일해야 돈을 모을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을 것 같고 저희가 졸업을 미루는 목적이 학문 수양이 아니라 취업이기 때문에 지금은 학교가 학생에게 너무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빨리 졸업하시고 취업하시기 바랍니다.

◆ 졸업유예 학생>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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