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손잡이 달린 강아지'는 자신만의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하는 평범한 열 살 소녀 젤리를 통해 3대가 함께하는 따뜻한 가족애와 살아 있는 생명에 대한 책임감, 친구들 사이의 갈등과 우정을 재치 있고 유머러스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또한 주인공 젤리를 중심으로 엄마 아빠와 할아버지, 또래 사이의 관계를 밀도 있게 사실적으로 보여 준다. ‘아이들은 어른의 거울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이 관계 속에서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같이 성숙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감동 그 이상의 의미를 전해 준다.
작가는 넘치는 재치와 유머로 사람과 사람 사이 혹은 사람과 동물, 사람과 사물(생명을 부여받은 연습용 강아지 ‘네모’) 등 우리가 살면서 관계 맺게 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예의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강압적이거나 뻔한 이야기가 아니라 기발하고 재미있고 독창적이어서 금세 할아버지가 만들어 놓은 황당한 사건 속으로 발을 들여놓게 만든다. 유대인 가정인 젤리네 집에서 할아버지가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이시디 어는 낯설면서도 작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또한 미국에 살고 있는 유대 인의 모습을 통해 나와는 다른 문화와 역사와 전통을 지키는 사람들을 존중하는 모습도 배우게 한다.
너무나 엉뚱해서 때로는 짜증나게도 하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매력 만점 할아버지, 그런 할아버지를 사랑하고 이해하는 엄마 아빠, 제일 친했다가도 사소한 일로 멀어질 뻔한 절친, 사사건건 미운 짓만 골라 하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남동생, 자신을 이해해 주는 새로운 이성 친구, 무엇보다 생명은 없지만 젤리를 가장 성숙하게 만들어 준 플라스틱 강아지 ‘네모’가 만들어 내는 이야기는 십 대 소녀가 자신을 둘러싼 모든 환경과 어떻게 어울리고 성숙해 가는지를 웃음과 감동으로 보여 준다. 3대가 함께하는 끈끈한 가족애와 교감, 소녀들의 우정을 예리하면서도 깊이 있게 묘사한 것도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에리카 S. 펄 지음 | 지은정 옮김 | 오승민 그림 | 문학과지성사 |368쪽 |13,000원
신간 '이리 와!'의 작가 미라 로베가 글로 아이들에게 하고자 했던 말은 ‘사회적 양심’이었습니다. 그는 독일 나치 시절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학대와 차별을 당했으니까요. 어릴 때부터 ‘사회적 양심’에 눈을 뜬 미라 로베는 끝내 이 주제 의식을 놓지 않고 자신의 수많은 작품에 녹여냈습니다.
홍수가 났어요. 고양이는 가까스로 큰 나무에 올라가 목숨을 건졌어요.
그런데 그마저도 물에 휩쓸려 쓰러지고 말았어요.
고양이는 물 위에 쓰러진 나무둥치에 올라타 여행을 하게 됐어요.
나무배가 흘러가는 동안 물에 빠진 동물들이 하나씩 나타나요.
고양이는 “이리 와!”라고 말하며 모든 동물을 자신의 나무 배에 타게 해 주었어요.
나무 배는 계속해서 물을 타고 떠내려가요.
잠시 뒤 모두가 두려워하는 여우가 나타났어요.
그런데 다른 동물들이 여우가 타면 안 된다고 말해요.
무시무시한 여우가 자신들을 해친다며 팔을 벌려 여우가 못 타도록 막아요.
이 책은 홍수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순간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부러진 나무에 몸을 맡긴 고양이가 어려움에 부닥친 다른 동물들을 만나며 남을 돕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줍니다. 또한, 하나하나 동물들을 맞이하면서 누구나 자기 삶을 지킬 동등한 권리가 있다는 평등원칙을 알려줍니다. 한 면 한 면 책장을 넘기는 동안 아이들은 고양이와 한마음이 되어 기운차게 고개를 끄덕일 것입니다.
미라 로베 지음 | 김시형 옮김 | 앙겔리카 카우프만 그림 | 분홍고래 | 32쪽 | 12,000원
윤필 만화 '흰둥이' (1,2권 세트)는 도시의 동물들을 통해 사회의 타자를 그려내는 만화가 윤필의 데뷔작이자 대표작이다. 주인에게 버림받은 강아지 '흰둥이'가 새로운 가족을 만나고, 그 가족을 위해 인간들의 사회에서 묵묵하게 일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를 새로운 시각에서 보여주는 작품이다.
주인에게 버림받은 흰둥이는 힘든 길거리 생활에 새까만 감둥이가 된다. 배고픔에 시달리며 방황하던 흰둥이는 달동네 어귀에서 폐품을 줍는 할머니와 가난하지만 밝고 착한 손녀 미래를 만나 함께 살게 된다. 할머니의 폐품 수집을 도우며 단란하게 새 가족을 이루고 살던 어느 날, 할머니가 끔찍한 사고를 당하는데….
윤필 지음 | 창비 | 각권 12,000원
20여 년 경력의 베테랑이자, 국내에서 손꼽히는 야생 동물 수의사로 널리 알려진 최종욱 수의사가 청소년들을 향해 다채로운 동물 이야기를 전한다.
신간 '아파트에서 기린을 만난다면?'에서 저자는 현재 일하고 있는 우치 동물원을 비롯해 대관령 목장, 유기 동물 보호소, 동물 부검실, 도축장 등을 종횡무진 누비며 그곳에서 만난 동물들 이야기를 들려준다. 수의사만 알 수 있는, 비밀스럽고도 흥미진진한 동물 이야기가 한바탕 펼쳐지며 동물에 대한 호기심을 한껏 채워 준다.
저자는 다양한 동물들의 삶을 소개하는 동시에, 동물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동물 복지에 관한 이슈들을 제시한다. 유기견, 로드 킬, 육식, 멸종 위기 동물, 동물 전염병 등에 대한 베테랑 수의사의 문제 제기와 그만의 해법들은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우리와 더불어 사는 많은 동물을 올바로 지키고 사랑해야 하는 인간의 책임감을 일깨운다.
최종욱 지음 | 창비 | 268쪽 | 12,000원
신간 '본 대로 따라쟁이'는 말과 행동 따라하기 재미에 푹빠진 따라쟁이 아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느 초등학교에 보면 본 대로 들으면 들은 대로 따라 하는 따라쟁이가 있었다. 선생님이 마침 오늘 숙제는 집에 가서 겪은 일을 본 대로 들은 대로 잘 알아오라는 것이었으니 이건 따라쟁이가 가장 잘하는 일이다. 따라쟁이는 ‘본 숙제, 들은 숙제’를 되뇌이며 집으로 가는 길에 아이들이 싸우는 걸 보게 되고 여기에서 ‘메롱! 쌤통이다. 메메롱 쌤통이셔’를 따라하게 되고, 학원에 가서는 ‘당근이죠’란 한 아이의 대답을 얻게 된다. 이런 식으로 따라쟁이는 이날 시장에서 장사꾼들의 소리, 또 집에 와서는 TV 속 만화영화의 대사, 엄마의 잔소리 들을 본 대로 들은 대로 따라하게 되는데, 과연 이 따라쟁이가 다음날 숙제를 잘 해가게 될지 어떨지는 이 책을 다 본 후에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배꼽을 잡고 웃을 해프닝이 벌어진다.
김영주 지음 | 이경은 그림 | 재미마주 | 52쪽 | 8,000원
신간 '치치 프랜즈'는 친구와 우정을 다루고 있다.
도도한 시크한 성격을 가진 치치, 소심하고 겁이 많지만 미련하도록 착한 램, 성질 급하고 실수가 많은 로맨틱가이 몬테로, 그리고 친구를 처음 사귀기 시작한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지코.
이렇게 너무나도 다른 성격을 가진 넷이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치치프랜즈는 스냅사진처럼 다룬다. 흉내 내거나 꾸미지 않아도 서로를 좋아해 준다. 서로의 잘못으로 아파하고 화를 내지만, 그렇다고 서로를 멀리하거나 외면하지 않는다. 적당히 미워하고 적당히 시샘하지만 결국에는 곁에서 늘 함께 해 주며 서로에게 따뜻하고 믿음직한 친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