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사진=자료사진)
여야가 누리과정 예산 증액 문제를 두고 대치하면서, 추경 처리가 예정돼 있던 30일 본회의 역시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전날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누리과정 예산 부담으로 지방채무가 급증할 것이라며 이를 상환하기 위한 예산 6000억원을 단독 처리한데 항의하며 '날치기'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또 정부의 동의없이 예산을 증액했다며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예산안을 심의했고, 국민이 바라는 '민생추경'을 만들기 위해서라며 맞섰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야당이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 당초에 합의 내용에 없었던 교육 부문 및 개성공단 피해 지원과 관련한 예비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안은 위헌적 폭거이고, 새누리당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는 정부의 동의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는 내용의 헌법 57조를 인용하면서 "야당의 요구는 명백한 위헌 소지가 있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합의문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새로운 조건을 내걸어서 합의를 깨고 정치적 목적을 위해 위헌을 일삼는 야당은 국정을 담당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후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도 새누리당 의원들은 비난을 쏟아냈다.
이은재 의원은 "교문위에서 지방재정법에 대해 아무리 설명을 해도 이해를 못하는 '멍텅구리'들만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유성엽 위원장을 윤리위에 제소해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장우 의원도 "야당 원내대표는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과 새누리당에 사죄하고 다시는 이와 같은 합의처리 무산이란 얼토당토않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반드시 약속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반면 더민주는 이에 대해 원안대로 통과시켜 주겠다고 합의해 준 것은 아니라며 '민생 예산'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맞섰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추경과 관련한 긴급 의총에서 "구조조정으로 시작됐다고는 하지만 내용은 보잘 것 없는 부실추경 예산안"이라면서 "민생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며 정부여당의 태도변화를 강하게 촉구했다.
이어 추경을 통해 우레탄 운동장을 손보고, 해마다 악화일로를 걷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예결위 야당 간사인 김태년 의원은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3000억원은 최소다. 여러가지 교육재정의 형편을 놓고 봤을 때 최소한 그정도로 해줘야 숨을 쉴 수 있다. (이 예산에는) 초등학교 운동장 우레탄 교체사업이나 도서지역 관사 문제 등에 대한 대책이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의 '합의파기'란 주장에 대해서는 "우리가 추경안을 '원안 그대로' 통과시키기로 합의한 것이 아니다. 국민의 세금을 쓰는 예산안을 정부 편성안대로 통과시키려는 것은 국회를 거수기 시키겠다는 것"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교문위 간사인 도종환 의원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논리적으로 상의한 뒤 나중에 표결처리를 하는 것이 회의 아닌가. 이 것이 왜 날치기인가. 새누리당 의원들도 회의실에 있었고 1시간 넘게 들어오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올해 갚아야 할 누리과정 이자와 원금 5300억여원을 편성했으면 좋겠지만, 안된다고 하니 3000억원이라고 편성하자는 것"이라면서 "올해 잉여금 2조 5000억원 중에서 1조 3000억원은 이미 국채를 갚았고, 남는 것의 절반이라도 지방채를 갚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누리과정 예산 주장이 헌법 57조를 위반한 것이란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도 의원은 "장관이 (상임위 회의에 출석해) '심의해주신 의원님들께 감사드린다'며 몇분간 발언했다. 이것이 왜 동의가 없는 것인가. 장관이 퇴장한 것도 아니고 회의를 끝까지 마치고 결과를 들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