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조선일보 기자에게 감찰 내용을 유출했다고 청와대가 강력하게 비판했던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사무실을 검찰이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한 29일 이 감찰관은 사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처가 회사의 탈세·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도 사퇴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이 특별감찰관 측은 CBS와의 통화에서 "검찰에 감찰자료 일체를 압수수색당한 상황에서 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판단을 했다"며 "더 자리를 지킬 이유가 없다는 게 이 특별감찰관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런 발언은 특별 감찰관 사무실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한 불만을 에둘러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MBC에서 감찰 내용 유출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를 하자 "특별감찰관의 본분을 저버린 중대한 위법행위고, 국기문란"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실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청진동 타워8빌딩 입구. (사진=김광일 기자)
청와대는 이어 또다시 "우 수석에 대한 첫 의혹 보도가 나온 뒤로 일부 언론 등 부패기득권세력과 좌파세력이 우병우 죽이기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우 수석 의혹에 대해 입증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 특별감찰관이 의도를 갖고 감찰을 시작됐으며, 우 수석을 죽이기 위해 검찰에 수사의뢰를 했다는 인식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이 감찰관의 사표 제출이 어떤 과정에서 이루졌는지와 별개로 이제는 우 수석도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우 수석이 '살아 있는 권력'의 최고 핵심 실세로 '완장'을 차고 검찰 수사를 받겠다는 것은 공정한 수사에 큰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정수석은 경찰·검찰·국정원 등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정강 사무실. (사진=김구연 기자)
한 특수부 출신 검사는 "우 수석은 제기된 의혹만으로도 사퇴했어야 한다"면서 "당당하다면 떳떳하게 수사를 받으면 되는 일"이라고 전했다.
우 수석이 버티면서 검찰이 화려하게 특별수사팀까지 꾸렸지만, 정권 눈치보기에서 헤어날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특히 검찰이 우 수석과 이 특별감찰관에 대한 기계적 균형을 맞추며 우 수석의 각종 의혹에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벌써 제기된다. 일각에선 이 감찰관에 대한 수사에 초점을 두는 '본말전도 수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특히 우 수석이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으면, 어떤 수사결과가 나오더라도 의심의 눈초리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현직에 있던 이 감찰관이 사표를 제출한 상황이어서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우 수석이 사퇴하는 게 정치적인 도리"라는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