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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대체 프로야구 중위권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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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뜨거웠지만' 8월 LG와 SK의 타선을 이끌고 있는 박용택(왼쪽)과 최정. 그러나 LG는 8월 최고 승률을 달리며 SK를 제치고 5위로 뛰어올랐다.(자료사진=LG, SK)

 

무더운 여름이 가고 소슬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한반도를 뜨겁게 달궜던 8월이 끝자락이다. 바야흐로 막판 순위 싸움이 전개될 9월이 다가온다.

8월을 돌아보면 프로야구판은 요동쳤다. 두산, NC, 넥센이 형성한 3강은 그대로였지만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4, 5위를 놓고는 치열한 고지전이 벌어졌다.

특히 LG의 대약진과 SK의 답보가 눈에 띈다. 8월 초만 해도 포스트시즌 가능성이 없어보였던 LG는 무더위 속에 힘을 냈고, 5강이 확실해 보였던 SK는 한여름에 추격을 허용해 가을야구 무산 위기에 놓였다.

8월 4주 동안 휴가나 출장이라도 떠났던 사람들에게는 프로야구 중위권은 낯설기만 하다. 특히 실제로 3주 이상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현지 출장을 다녀온 야구 기자들은 순위표를 눈을 비비고 다시 봐야 할 정도다. 기상 관측 이래 109년 만에 가장 더웠다는 올해 8월, 과연 프로야구 판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LG, 이달 초만 해도 가을야구는 어려웠다

8월 1일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순위표는 4주 뒤인 29일과 적잖게 달라졌다. 3강과 4위 KIA는 그대로다. 물론 3강인 두산, NC, 넥센의 승차 변화가 있지만 대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3강과 멀찍이 떨어져 5위 이후 팀들에 긴박하게 쫓기는 KIA도 마찬가지다.

다만 5위 이하 팀들의 순위 변화가 눈에 보인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 4주 전 5위는 SK, 6위가 롯데였다. LG는 한화 다음으로 8위였다. 그러나 4주 뒤 LG는 5위로 뛰었고, SK는 6위로 밀렸다. 롯데는 한화보다 밑인 8위로 떨어졌다.

정리하자면 LG가 8월 가파르게 상승했고, SK와 롯데가 처진 가운데 KIA는 그냥저냥 선방을 펼쳤다. 한화, 삼성, 케이티는 7, 9, 10위 등 자기 순위에서 머물며 가을야구 가능성이 4~6위보다 떨어진 상태다.

1일만 해도 4, 5위 티켓은 KIA, SK, 롯데, 한화 등이 싸움을 벌이는 형국이었다. KIA가 당시 46승48패로 4위였고, SK(47승50패)가 0.5경기 차 5위였다. 롯데(44승50패)와 한화(41승49패3무)가 SK에 1.5경기, 2.5경기 차였다.

LG는 40승51패1무로 8위였다. 5위 SK와 승차는 4경기였다. 물론 가을야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지만 3계단 순위 상승이 쉬운 일도 결코 아니었다.

▲LG, 8월 4주 승률 단연 1위

다만 LG의 신바람은 당시에도 일견 예고된 부분이 있었다. LG는 8월 1일 당시 10경기에서 8승2패,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관건은 이 기세를 컨디션 조절이 어려운 한여름 8월에도 이어갈 수 있느냐였다.

하지만 LG는 무더위를 이겨냈다. 8월 4주 동안 LG는 더운 상승 기류를 타고 10개 구단 중 최고 승률의 고공 비행을 이었다. 이 기간 LG는 16승8패로, 1위 두산(15승8패)보다 높은 승률을 보였다. 8월 첫 주 5승1패, 최고 승률을 찍은 LG는 4승2패, 3승3패, 4승2패로 날았다.

28일 케이티와 잠실 홈 경기에서 통산 2000안타를 달성한 LG 정성훈(왼쪽)과 양상문 감독.(자료사진=LG)

 

반면 SK는 5할 승률에 밑돌며 LG에 추격을 허용했다. 8월 출발은 SK도 나쁘지 않았다. 첫 두 주를 3승2패, 4승2패로 선전했다. 그러나 최근 2주 연속 2승4패로 허덕였다. 4주 동안 SK는 11승12패를 거뒀다. 최정이 맹타를 휘둘렀지만 최승준의 부상과 정의윤 등의 체력 저하 등이 아쉬웠다.

LG는 지난 6일 8위에서 한화를 밀어내고 7위로 올랐다. 3일 뒤에는 롯데를 끌어내리고 6위로 상승했다. 이후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LG는 지난 27일 마침내 SK를 밀어내고 5위로 올라섰다. 탄탄한 선발진에 마침내 신구조화를 이룬 타선이 힘을 냈다.

롯데의 추락은 더 가팔랐다. 8월 첫 주를 3승2패로 시작한 롯데는 그러나 이후 3주 동안 4승12패,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저스틴 맥스웰, 강민호, 황재균 등 부상 도미노가 이어진 탓이다. 반면 KIA는 이 기간 꼭 5할 승률을 맞춰 선방했다.

이제 정규리그는 각 팀이 30경기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 과연 순위표에 또 다른 파동이 일어날지, 현재의 상태가 이어질지 프로야구는 무더위가 가신 9월에도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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