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제공)
"그 사람은 모르는데 나는 몰래 보고. 나만 안다는 것처럼 그런 거에 저는 쾌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경찰서 갔을 때, 그 때 이후로는 카메라로 찍으면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거울로 했던 것 같아요." - 몰카범 이모 씨 인터뷰 중중학교 시절부터 상습적으로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 몰카를 촬영하다 경찰에 넘겨진 열아홉 살 이 모씨는, 더 이상 휴대폰 카메라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화장실 휴지 덮개를 뜯어 여자 화장실을 훔쳐봤다. 몰카 중독 증세가 점점 더 악화된 것이다.
28일(일)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SBS스페셜'에서는 몰카 범죄의 심각한 실태를 알아보고,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해본다.
2010년 한해 1100여 건이던 몰카 범죄가 지난해 7623 건으로 5년 사이 무려 7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몰카를 찍는 자들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충격적인 것은 몰카를 찍는 자들 중 상당수가 변호사, 교수, 의사 등 비교적 사회적 지위가 높은 직군의 종사자였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맞물려 폭발적으로 늘어난 몰카 범죄는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언제, 어디서 찍힐지 몰라 여성들은 공중 화장실을 갈 때에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요즘 현실이다. '몰카범'들이 말하는 범죄의 이유는 무엇일까.
"저는 순간의 그 충동이 컸던 것 같아요." - 몰카 가해자 전모 씨 인터뷰 중
그들은 범죄의 이유가 순간적인 성적 충동 때문이라고 말한다. 피해자들이 느끼는 고통과 충격에 비해 너무 하찮은 이유다.
몰카 범죄는 피해자들에게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줄 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 유포되면 피해 회복도 쉽지 않은 중범죄에 해당한다. 특히 피해자들이 극심한 우울증을 호소하고,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제작진이 만난 피해자들 또한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악몽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냥 잊어버리고 살라고 이야기 하는데, 그게 잊을 수가 없잖아요. 그 때 일이 다시 꿈에 나와요. 카메라가 나를 향하고 있는 꿈을 꿔요." - 몰카 피해자1 인터뷰 중
"그게 너무 걱정됐어요. 인터넷에 한 번 올려 버리면, 퍼지는 건 한 순간이니까. 정신과 치료를 받고 약을 먹고 한다 그래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 몰카 피해자2 인터뷰 중
"토할 것 같고, 죽을 것 같고, 나 지금 차라리 그냥 여기에서 죽어버리고 싶다…." - 몰카 피해자3 인터뷰 중
◇ 치명적인 성범죄인데도 집행유예 등 가벼운 처벌에 그쳐
몰카 범죄는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가하는 치명적인 성범죄다. 이에 우리나라 법에서는 카메라 등을 이용해 몰카를 촬영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영리 목적으로 유포하는 경우에는 형량이 올라가서 7년 이하의 징역까지 줄 수 있다.
문제는 실제로 형이 집행될 때 집행유예 등 가벼운 처벌에 그쳐 범죄 예방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제작진이 만난 한 가해자는 자신이 운영하는 학원에서 수업 중 제자의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하다 검거됐지만 기소유예를 받고 풀려나 아직도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간판을 내걸고 버젓이 학원을 운영 중이다.
성 범죄자에게 전자발찌를 채우듯 몰카 범죄자에게도 강력한 규제를 가하는 처벌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는 이유다.
이번 'SBS스페셜'에서는 제시(캐나다), 로빈(프랑스), 블레어(호주), 일리야(러시아)가 각국의 대표로 출연해 '몰카 천국'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에 대해 토론한다. "이들은 잘못된 성 의식과 인터넷 문화, 몰카 장비 구입의 문제점, 대한민국의 법체계 등에 대해 객관적인 의견을 나눴다"고 제작진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