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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고위급 잇단 망명…탈북 러시의 전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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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 공사. (사진=유튜브 캡처)

 

최근 영국과 러시아에서 북한 외교관들의 가족 동반 탈북이 잇따르면서 본격적인 탈북 러시의 전조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 공사가 망명한 시점과 비슷한 7월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북한 무역대표부 소속 외교관이 최근 탈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교관은 7월 초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북한 무역대표부에서 근무하다 제3국을 거쳐 한국으로 탈북한 김철성 3등 서기관보다 직급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정통한 소식통은 "북한 서기관급 이상 탈북 횟수가 올해만 두자릿수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는 우리의 차관보급에 해당하는 인사도 포함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북한 고위 인사들의 탈북은 1980년대까지는 군인들이 많았으며, 1990년 이후에는 황장엽 노동당 비서와 조명철 김일성종합대학 상급교원 등 고위층 출신 탈북이 부쩍 늘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김정일 체제가 어느 정도 안정되고 남북정상회담 등으로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화해 무드로 바뀌면서 고위층 탈북은 줄어들었다.

그러다가 2011년 김정일 사망 후 김정은 정권이 시작되면서 북한 고위 인사들의 탈북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통일부는 북한의 최근 연이은 엘리트층 탈북이 "김정은 시대 이후 변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벌어지는 현상"으로 보고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김정은의 권력기반 강화 차원에서 여러 가지 공포정치가 있고, 북한 내부 불안정성이 강화되는 측면에서 이런 연쇄 탈북도 영향을 받아서 이루어지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2일“최근 북한 엘리트층조차 무너지고 있고, 북한 주요 인사들까지 탈북과 외국으로의 망명이 이어지는 등 심각한 균열 조짐을 보이면서 체제 동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불만과 함께 한국 사회와 자유민주체제에 대해 동경이 고위층 내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 고위층의 탈북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고위급 탈북과 잦은 망명으로 김정은 정권이 흔들리고 봇물터지듯 탈북 러시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진단은 '성급한 판단'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990년대 중반의 고위급 탈북 러시에도 불구하고 고위급 인사에 대한 감시가 삼엄해지면서 북한이 체제 공고화에 나선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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