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금속 제조업의 2·3차 협력업체 가운데 절반 가량은 연장근로 한도를 어기고 노동자들에게 일을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고용노동부는 자동차‧트레일러 및 금속가공제품 제조업 등의 2~3차 협력업체 100개소를 대상으로 5~7월에 걸쳐 수시감독을 실시한 결과, 50개 사업장이 연장근로 한도(주12시간)를 초과하여 운영했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금속가공제품 제조업'이 64.1%로 위반율이 높았고, 규모별로는 30~100인 사업장 58.5%, 지역별로는 부산과 대전 권역이 각각 80%와 70%로 제일 심각했다.
이는 앞서 2012년 1차 협력업체 48개소를 감독했을 때에는 무려 96% 위반율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결과다.
내용 별로 살펴보면 평균 노동시간이 연장근로 한도를 초과하는 사업장은 21%로 2012년(50%) 대비 29%p, 휴일근로 월 2회초과 사업장은 39%로서 2012년(81%) 대비 42%p 감소했다.
주야2교대 운영 사업장은 33%로서 2012년(81%) 대비 48%p 줄었고, 연차휴가일수의 50%미만 사용 사업장은 48%로서 2012년(92%) 대비 44%p 감소했다.
하지만 경기 불황으로 2, 3차 업체의 일감이 줄어들어 노동자들을 장시간 노동시킬 동기가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위법한 노동행위가 만연한 셈이다.
정지원 근로기준정책관은 "감독대상 사업장들은 원청의 요구에 의해 납기일과 물량을 맞춰야 하는 구조에서 장시간근로를 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아 토로했다"며 불법 장시간 노동이 만연한 이유를 설명했다.
노동부는 노동자에게 지급되지 않은 가산수당 7억여 원과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5억여 원 등 62개 사업장에서 19억여 원의 금품 미지급을 적발해 시정조치했다고 덧붙였다.
또 연장근로 한도 위반업체 50개소 중 10개소가 34명의 노동자를 신규로 채용하는 등 개선계획을 제출한 데 대해 노동부가 노동형태 개편이 필요한 중소기업에는 노사발전재단을 통해 컨설팅을 연계하기로 했다.
또 신규채용을 할 경우에는 인건비(연 1080만원), 설비비(투자비용 최대 2억원, 융자지원 최대 50억원) 등도 지원할 방침이다.
노동부는 하반기에 정기감독(300개소)과 더불어 섬유제품·식료품·기계장비 등 주요 장시간노동 업종에 대한 수시감독(9~10월, 100개소)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정책관은 "앞으로도 근로감독을 강화하여 우리 사회에 만연한 잘못된 장시간근로 관행을 개선하겠다"며 "근로자가 눈치보지 않고 연차휴가를 사용하는 등 실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문화를 조성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