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16일 청와대의 개각 발표에 대해 우병우 민정수석 해임이 이뤄지지 않는 등 국민과 야당이 요구한 개각과 거리가 멀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대변인은 개각 발표 직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국정쇄신의 의지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개각이라 할 수 밖에 없다"고 혹평했다.
그는 "국정쇄신에 대한 국민의 요구와 기대를 '소폭개각', '시늉내기 개각'으로 비켜가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개각의 목적이 실종된 개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무엇보다 각종 의혹 속에서 국민과 언론, 야당이 지속적으로 요구한 우병우 민정수석 해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던 것은 믿기조차 어렵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이번 개각에 포함된 인물들은 모두 우 민정수석의 검증을 거쳤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선 인물이 검증한 사람들을 어떻게 국민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개각에 발탁된 인물 개개인은 나름대로 정무적인 감각과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분들이기는 하지만, 이번 개각의 전체를 평가하는 국민과 야당, 언론의 생각은 개인의 면면이 아니라 개각의 총체적인 의미를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여소야대가 된 20대 국회 상황을 강조하면서 "더민주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정상적 국정운영에는 얼마든지 협조할 자세가 돼 있다. 하지만 국민과 언론, 야당의 요구를 이렇게 무시하고 야당의 협조와 국정의 정상적 운영을 기대하고 요구한다면 그것이 실현되기는 어렵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도 "한마디로 국정쇄신도, 민심수렴도, 지역탕평도 없는 '3무(無) 개각'"이라고 날을 세웠다.
손금주 대변인은 "이번 개각은 쇄신과는 거리가 멀 뿐 아니라 돌려막기 식으로 장관 몇자리 바꾸는 '찔끔 개각'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심의 지탄을 받아온 주요 부처 장관들이 이번 개각에서 모두 쏙 빠졌고 특히 국민들이 그토록 열망하는 우병우 민정수석이나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해임이 배제된 점은 국민을 더욱 허탈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국민들은 대통령이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열고, 독불장군 식 국정 운영 행태를 바로 잡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이번 개각으로 '국민은 떠들어도 청와대는 달린다는 아집이 다시 확인되었다"고 말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을 내정했다. 또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는 김재수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을, 환경부 장관에는 조경규 국무조정실 제2차장을 발탁했다.
당초 야권에서는 '몰래변론', '부동산 부당거래' 등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선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해임 등을 요청하며 개각을 촉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