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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전쟁' 앞둔 더민주 당권주자들, '텃밭 표심 누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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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총선서 잃은 텃밭민심 누가 되찾아오나…與 이정현 대표도 의식

왼쪽부터 김상곤 후보, 이종걸 후보, 추미애 의원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들이 13일 당의 심장부인 전주와 광주에서 열리는 전북·광주대의원대회에서 표심 공략에 나선다.

지난 총선에서 핵심 지지층들이 더민주에 싸늘한 시선을 보냈던데다 호남 지역구인 새누리당 이정현 신임대표가 선출된 직후여서 후보들은 이 지역 표심잡기에 더욱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예비경선에서 송영길 의원이 컷오프된 뒤 더민주 당 대표 경선 구도는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세 후보 모두 우열을 가릴 수 없을만큼 팽팽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고, 추미애 후보와 이종걸 후보가 2강을 구성한 가운데 김상곤 후보가 '막판 뒷심'을 발휘해 맹추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13일 열리는 전북·광주 대의원대회가 당 대표 후보들에게는 매우 중요해졌다. 전통적으로 야권에서는 호남에서 승기를 잡는 후보가 선전한다는 공식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에서 잃은 표심을 어떻게든 회복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당내에 폭넓게 펼쳐져 있는만큼, 당권을 노리는 후보들이 '호남 수복'을 강조하며 주시할 수 밖에 없다.

한 더민주 관계자는 "대의원 수로만 따지면 서울이 가장 많지만, 호남 대의원 여론은 다른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야당 텃밭이라는 점에서 결코 다른 지역과 똑같이 간주할 수 없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세 후보 역시 호남권 대의원들의 결정에 판세가 갈릴 것이란 판단 아래 전력을 다해 표심잡기에 한창이다.

추미애 후보는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호남 며느리'를 강조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부터 당원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마음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추 후보는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호남 지역구인 이정현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된 것과 관련해 "그런 생물학적 호남 출생, 또는 호적 기준으로 따지면 저도 만만치않다. 호남 며느리다"라고 말했다.

그는 "호남은 호남의 가치와 정신을 누가 정치에 수혈해서 제대로 구현해낼 수 있느냐, 실천해주느냐 그런 것을 바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호남의 열패감을 극복해내고 대선 승리에 자신감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적임자는 바로 나"라고 자처했다.

추 후보 측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다는 아킬레스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구민주계를 꿋꿋하게 지켰다는 장점도 된다. 호남 분들은 호남정신을 얼마나 잘 지켜왔는지를 두고 판단하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자인 김상곤 후보는 '생물학적'으로도 진짜 호남 출신임을 강점으로 보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11일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호남 민심을 되돌리는데 호남 출신 대표의 당선도 중요하다고 보나'란 질문에, "아무래도 호남이 꼭 호남 출신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광주 호남 정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 정신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훨씬 더 요구된다고 본다"고 답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지난 4·13 총선에서 우리 당이 호남으로부터 상당부분 외면을 받았는데, 우리당의 뿌리인 광주정신과 불의에 항거한 시대정신을 복원시키자고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후보가 살아온 과정이 광주 정신 안고 살아온 것"이라며 "출신을 특별히 강조하지는 않지만 호남 정신 제대로 반영할 후보가 누군지를 보면 온전히 김상곤 후보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치분권 등을 강조하며 당권도전에 나선 김 후보는 호남 지역 지방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추격하고 있다.

호남에 연고가 없는 이종걸 후보는 비주류 후보로서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과 경각심을 자극한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호남은 정권교체를 가장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지역이다. 주류와 비주류의 구도를 넘어 역동적인 경쟁 구도를 만들 때 더민주가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는 점을 호남에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당 대표 경선까지 남은 2주일동안 반문 정서나 친노·친문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진 분들의 의견을 결집하고 이종걸 후보가 대표가 돼야 한다는 점을 설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권교체인데, 건강한 견제세력이 되어 반드시 승리할 건강한 대선후보, 강한 대선후보를 만들 수 있는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당 대표 후보들은 호남 지역구인 새누리당 이정현 신임 대표를 의식하며 그에 맞설 수 있는 후보란 점도 강조하고 있다.

김상곤 후보는 "지금 3당 중 두 당에서 호남 대표가 나왔다. 호남 민심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한 바 있고, 추미애 후보 역시 이 대표가 '생물학적으로만 호남인'이라고 맞받았다.

아직 안개 속에 있는 호남 대의원 표심이 13일 이후 조금씩 윤곽이 드러나면 더민주 당대표 경선의 구도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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