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광주CBS)
"화가 난다"며 3살 조카를 목 졸라 살해한 20대 이모는 감정 기복이 심한 조울증을 앓는 장애인으로 평소에도 아무 이유 없이 조카를 학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친언니인 조카 엄마가 타지에 취직해 대신 조카를 양육하며 학대가 더 심화됐던 것으로 밝혀져 조울증 환자의 사각지대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 3살 조카 살해 이모, 조울증 치료 중인 장애인…평소에도 화 난다며 상습 학대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전남 나주 경찰서는 3살 조카 A군을 살해한 혐의로 이모 최 모(25)씨를 1차 조사한 결과 조울증에 따른 지적 장애 3급으로 정신과 치료 중이고 스스로 분노 조절 장애를 겪고 있다고 진술했다고 10일 밝혔다.
조울증은 정신 질환의 하나로, 감정 변화의 기복이 심하여 상쾌하고 흥분된 상태와 우울하고 억눌린 상태가 번갈아가며 또는 한쪽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증세다.
이로 인해 지난해 최씨는 한 차례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최씨는 평소에도 친언니를 대신해 조카 A군을 양육하는 동안에 아무 이유 없이 화가 난다는 이유로 수시로 폭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 함께 생활하던 친언니인 조카 엄마, 타지 취직하자 아동 학대 심화
최씨는 조카 A군과 친언니인 A군 엄마와 지난 3~4월부터 부친이 마련한 주거지에서 함께 생활하던 중 친언니가 지난 6월 말쯤 충북 공장에 취직하면서 친언니를 대신해 조카를 양육하며 조카에 대한 학대가 더 심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최씨는 지난 7월 말 조카 A군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A군의 팔을 발로 밟아 골절상을 입히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 "화가 난다"며 조카 목 조르고 욕조 물에 머리 여러 차례 담가 살해살인 사건이 발생한 지난 10일 오후 1시부터 3시 30분 사이에도 주거지 방안에서 조카 A군이 여러 차례 설사를 해 침대 시트에 인분이 묻어 있는 것에 화가 나서 양손으로 A군의 목을 조르고 욕실로 데려가 씻기던 중 토하자 물이 가득 담긴 욕조에 A군 머리를 5차례나 넣었다 뺐다를 반복해 A군을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는 A군이 쓰러져 숨을 쉬지 않자 A군의 가슴을 누르는 등 심폐소생술을 한 뒤에도 숨을 쉬지 않아 119에 신고해 구급차를 통해 병원으로 긴급 후송했으나 A군은 끝내 숨졌다.
최씨는 무직으로 장애수당과 기초생활 수당을 합쳐 월 50만 원으로 생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조카 A군 엄마가 자기 아들이 골절상을 입은 데 대해 추궁하자 욕실에서 넘어졌다며 태연히 거짓말하며 학대 사실을 숨긴 것으로 조사됐다.
◇ 경찰, 숨진 A군 엄마 아동 학대 방조 여부 조사그러나 경찰은 A군의 엄마에 대해서도 여동생인 최씨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아들 양육을 전적으로 맡겨 아동 학대를 방조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이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A군의 엄마는 가정 문제로 A군의 성씨도 자신의 성씨로 아들 이름을 관계기관에 신고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 자매의 부모가 가정사로 인해 타지에 살고 있어 피치 못해 A군을 정신질환이 있는 이모 최씨에게 양육하도록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와 함께 A군이 지난 7월 15일부터 어린이집에 등교하지 않았는데도 어린이집 관계자들이 A군이 등교하지 않은 이유를 확인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관련법에는 아동 학대가 의심되면 병원 측이 경찰 등 관계기관에 신고하도록 의무화 돼 있는데도 A군이 팔골절상을 치료했던 병원 측이 특별한 신고를 하지 않은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 조카 및 친언니에 "미안하다" 뒤늦게 사과
한편, 최씨는 경찰의 재조사를 위해 유치장에서 경찰서로 압송되며 숨진 조카와 조카 엄마인 친언니에게 할 말이 없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언니에게 잘못했다. 조카에게는 미안하고 때린 것도 미안하다."라고 뒤늦게 고개를 숙였다.
경찰은 11일 A군의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하고 최씨에 대해 추가 조사 뒤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