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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또, 가만히 있으라는 박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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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청와대는 7일 사드(THAAD) 배치와 관련한 중국 측 태도와 일부 야당 의원들의 중국 방문 계획을 작심 비판했다.

김성우 홍보수석은 이날 ‘중국 관영매체 보도와 더불어민주당 의원 방중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사드 배치 결정의 옳고 그름을 떠나 중국 측의 대응은 분명 과도한 측면이 있다. 대국의 위세를 앞세워 약소국이라고 함부로 업신여기는 식이라면 사드 문제의 성격이 전혀 달라질 수 있음을 중국 당국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청와대는 중국에 대해 할 말을 한 셈이다. 문제는 야당 의원들까지 일방적으로 주저앉히려는 청와대의 오만이다.

김 수석은 “위중한 안보 이슈와 관련해서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의 역할이고, 정부와 사전에 협의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재검토’를 강력 촉구했다.

그는 또 “의원들의 진의가 어디 있든 간에 이 분들의 방중 활동이 결과적으로는 중국 측의 입장을 강화하고 우리 내부 분열을 심화시키는 기회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이런 시각은 “국회의원 자격조차 없는 매국행위”라는 새누리당 입장과 일치한다.

지상욱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회의원이 모범을 보이지는 못할망정”이라며 이같이 맹비난했다.

이처럼 사드 문제에 관한 한, 청와대와 여당의 사고체계에서 중국은 거의 적성국인양 인식된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렇지 않고서야 개개인이 헌법기관이자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원에게 정부의 사전협의를 요구할 리가 없다. 이들이 가고자 한 곳은 북한이 아니라 우리의 제1교역국인 중국이다.

이들의 방중이 중국을 이롭게 하고 우리 내부는 분열시킬 것이란 주장도 과연 21세기 민주주의 국가에서 나올 만한 소리인지 의심스럽게 한다.

물론 중국 국가특성상 이들의 방중이 관영언론 등을 통해 이용될 소지가 있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다원성과 민주주의 저력을 보여줌으로써 양국관계 추가 악화를 막고 해법을 모색할 계기도 될 수 있다.

중국 방문에 나설 더민주 의원 6명의 일원인 김영호 의원은 “정부를 어렵게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도우려고 가는 것”이라며 “도대체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가려 하느냐”고 반문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청와대가 이들의 방중을 진짜로 막을 생각이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이미 며칠 전부터 중국 방문을 거론해온 야당 의원들이 출국 하루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말 한 마디에 계획을 취소할리 만무하다.

만약 청와대의 입김에 이들이 방중을 실제로 포기했다면 그야 말로 외교적 부담을 자초하는 격이 된다.

때문에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사드 부지 재검토를 언급한 것이 오히려 ‘졸속 추진’ 논란을 키우자 이를 덮기 위해 야당 의원들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침몰중인 세월호의 어린 아이들에게 그랬듯, 국회의원들에게도 “가만히 있어라”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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