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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어버이연합 의혹'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 소환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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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실명법 위반 등 일부 무혐의 검토…'배임·횡령 의혹'이 핵심 쟁점

자료사진 (사진=윤창원 기자)

 

검찰이 대한민국어버이연합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간 유착 의혹과 관련해 '키맨(keyman)'으로 지목된 전경련 이승철(57) 상근부회장을 최근 비공개로 소환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전경련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선 무혐의로 가닥을 잡았지만, 핵심 의혹인 배임·횡령 혐의는 계속 수사하고 있다.

8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심우정 부장검사)는 이달 초 전경련 핵심 관계자인 이 부회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부회장은 대기업들의 이익단체인 전경련의 실제 운영을 맡고 있으며, 어버이연합 지원의 최종 결재권자로 알려졌다.

앞서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전경련이 지난 2014년 어버이연합의 차명 창구로 드러난 벧엘복지재단 계좌로 1억 2000여만원을 송금했고, 이 재단이 같은 해 어버이연합에 수천만원을 지원한 의혹이 있다며 지난 4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 5월에는 민주노총 등 6개 시민사회단체가 허창수(68) 전경련 회장과 허현준(47) 청와대 행정관, 추선희(57) 어버이연합 사무총장 등을 고발했다.

이 단체들은 "전경련이 차명계좌를 이용해 어버이연합에 5억여원을 우회 지원했고, 이는 금융실명법 위반이자 업무상 횡령·배임 및 조세포탈 혐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이 부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경련은 이른바 '어버이연합 게이트'가 처음으로 불거진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은 채 침묵하고 있다.

검찰은 어버이연합의 '돈줄'로 지목된 전경련과 재향경우회, 어버이연합, 벧엘복지재단 등으로부터 계좌 입·출금 내역 등의 자료를 제출 받아 분석하는 한편, 관련자들을 잇따라 소환 조사했다.

하지만 일부 혐의에 대해선 불기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경련의 금융실명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 전경련 돈이 입금된 벧엘복지재단 계좌의 실소유자가 어버이연합 의정부지부장이어서 차명계좌로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무혐의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어버이연합의 '집회 알바 동원' 의혹에 대해서도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면 규율할 수 있는 혐의가 마땅치 않다고 보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집회 참가자에게 '알바비'를 제공한 것은 직권남용"이라며 어버이연합을 고소·고발했다.

핵심 쟁점은 전경련이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어버이연합에 자금을 지원한 것이 적법한지 여부다. 법적 근거 없이 자금을 지원했다면 배임·횡령죄가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전경련의 배임·횡령 의혹을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임·횡령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전경련이 어버이연합 측에 무리하게 자금을 지원한 이유와 배후 등에 관한 수사도 이뤄질 수밖에 없다. 어버이연합은 일찌감치 청와대 및 국가정보원과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전경련 허 회장에 대한 소환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전경련 내부에서 어버이연합에 대한 자금 지원 배경과 경위를 알고 있는 관계자는 극소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검찰은 어버이연합 측에 '관제 집회·시위'를 지시한 인물로 거론된 허 행정관에 대한 소환 시기도 저울질 하고 있다. 허 행정관은 지난 1월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한 집회를 열어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어버이연합 측에 보낸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월 24일 추 사무총장을 고발인 겸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면서 어버이연합 게이트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추 사무총장은 어버이연합 관련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 기자 등을 고소했으며, 검찰에 고소·고발된 어버이연합 관련 사건만 10건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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