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전 키를 쥐고 있는 손흥민(가운데)과 피지전 해트트릭을 기록한 류승우(왼쪽). (사우바도르(브라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신태용 감독은 지난 4월 2016년 리우 올림픽 축구 조추첨이 끝난 뒤 "피지는 이긴다는 가정 하에 독일전에 100% 올인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8강 진출이 아닌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기에 나온 발언이었다.
피지는 C조 최약체다. 독일도, 멕시코도 한국이 8-0으로 피지를 꺾은 것처럼 대승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 결국 독일, 멕시코전에서 8강행 티켓이 갈린다. 하지만 조 2위로 올라갈 경우 D조 1위가 유력한 아르헨티나와 8강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신태용 감독이 독일전 올인을 외친 이유다.
일단 준비는 끝났다.
한국은 8일(한국시간) 오전 4시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폰치 노바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6년 리우 올림픽 남자 축구 C조 2차전에서 '강호' 독일과 맞붙는다. 현재 1승 승점 3점으로 선두인 한국은 독일을 잡으면 남은 멕시코전 결과와 상관 없이 8강 진출을 확정한다.
신태용 감독은 "독일전은 8강으로 가는 중요한 길목"이라면서 "선수들에게도 강조했다. 첫 경기에서 원하던 결과를 얻었지만, 지나간 일이다. 차분하게 독일전을 준비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전 키(key)는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했던 손흥민(토트넘 훗스퍼)이 쥐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이 독일전에서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보여주고, 경험을 쏟아내야 나머지 선수들도 자신감을 가진다. 독일전에서 최대한 앞에서 끌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독일의 토마스 뇌렌베르크 수석코치도 "손흥민은 훌륭한 기술을 갖춘 능력있는 선수"라고 경계했다.
손흥민에게도 독일전은 특별하다. 특히 독일 호르스트 흐르베슈 감독은 손흥민의 친정팀인 함부르크의 전설이다. 손흥민은 "독일전은 나에게 특별한 의미"라면서 "오래 전부터 한국 대표팀 소속으로 독일 대표팀과 대결하는 것을 꿈꿨다"고 말했다.
피지전 8-0 대승을 거둔 한국 축구대표팀. (사우바도르(브라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지피지기면 백전백승…분석은 끝났다신태용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독일은 순간적으로 돌아서는 민첩성이 부족하다. 이 부분을 공략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면서 "6~7명이 185cm가 넘는 것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훈련 중에도 선수들에게 지적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피지전을 마친 뒤 세트피스 수비 훈련에 집중했다. 실제로 독일은 멕시코와 1차전 1-2로 뒤진 후반 33분 코너킥 상황에서 189cm 마티아스 긴터의 헤딩 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세트피스 수비에 중점을 둔 이유.
공격에서는 독일 장신 수비수들의 민첩성 부족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그래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손흥민을 비롯해 류승우(레버쿠젠), 권창훈(수원 삼성) 등 2선 공격수들에게 그 임무를 맡길 계획이다.
무엇보다 분데스리가 경험이 있는 손흥민도 독일 전력 분석에 큰 힘이다.
손흥민은 "독일 선수들은 모두 뛰어난 능력이 있다. 하지만 분데스리가 경험을 한국 선수들에게 이야기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에 따르면 손흥민은 팀 미팅 등을 통해 독일 선수들의 장단점을 후배들에게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