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이 남상태·고재호 전 대우조선 사장의 경영비리에 연루된 단서를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수사가 산업은행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2일 오전 서울 대치동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의 사무실 2곳과 자택, 대우조선해양 관련 업체 2곳 등 8~9곳을 압수수색했다.
해당 업체는 영남권의 한 건설업체와 호남권의 한 바이오업체로 강 전 행장의 지인들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개인 수첩, 경영 관련 자료들을 확보했다.
검찰은 남상태·고재호 전 대우조선 사장의 경영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대우조선이 해당 업체들에 일감몰아주기 방식으로 특혜를 제공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두 전 사장의 경영비리 수사 과정에서 수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강 전 행장이 관련된 장소와 두 업체를 압수수색하게 됐다"고 밝혔다.
강 전 행장의 지인들이 운영하는 업체가 챙긴 부당 이득의 일부가 강 전 행장에게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강 전 행장은 2011년 3월부터 2013년 4월 대우조선 대주주인 산업은행금융그룹 회장 겸 산업은행장으로 재직했다.
검찰은 강 전 행장이 남상태.고재호 전 사장의 경영비리 행위를 눈감아줬을 가능성에도 무게들 두고 있다.
강 전 행장은 소망교회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어온 대표적인 'MB맨'이다. 지난 2008년 2월부터 이명박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다.
이후 KDB산은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산업은행 은행장을 겸임해 친MB계 대표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2013년 박근혜 정부 들어 퇴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