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권태신 원장
"팔아서 남는 것 없는 제조업 중심의 산업지도를 다시 써야할 때입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업의 파이를 키우는 첫 걸음으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입법이 시급합니다."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29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강원도 평창군에서 열고 있는 CEO 하계포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 韓 기업, 제조업 편중… 팔아서 남는 것 없다?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중국, 독일, 일본, 싱가포르 등과 우리나라 시가총액 100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제조업 편중, 수익성 저하의 문제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6년부터 2015년 기간 중 10년 평균 수익성을 비교한 결과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금융업 제외)은 미국 18.0%, 영국 14.6%, 싱가폴 12.2%, 프랑스 10.5%, 한국 6.8% 순이었다. 미국의 경우 우리의 2.6배에 달했다.
기업에 투자된 자본을 사용해 이익을 어느 정도 올리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자기자본이익률의 경우 우리나라는 9.7%로 18.2%인 미국의 절반 수준이고, 영국 16.3%, 싱가폴 11.8%, 프랑스 10.7%보다 낮았다. 총자산이익률의 경우에도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 원장은 "우리나라 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중후장대형 제조업은 어마어마한 초기 투자비용이 소요되고 수익을 얻는 데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환율이나 글로벌 시장상황에 민감하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며, "특별한 시설이나 무거운 설비가 없어도 아이디어나 인재만 활용해 수익을 내는 서비스업이 우리 산업구조에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태신 원장은 "기업의 수익성이 높다는 의미는 결국 부가가치가 크다는 의미"라며, "서비스 중심의 산업구조 개편을 고심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권 원장은 아울러 "기업들이 서비스업에 진출해야 우리 기업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겠지만 그 이전에 서비스산업에 대한 인식이나 인프라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4년 7개월 째 국회에 잠들어 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그는 "단순히 의료 분야에 대한 집단이익을 위해 서비스산업 발전을 볼모로 삼는 것은 문제"라며 20대 국회 최우선 과제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서비스업 질적 성장 없이는 고용 증대 기대 어려워
권태신 원장은 특히 "청년체감실업률이 23.4%에 달한다(2016. 2월 기준, 한경연 분석 결과)"고 언급하면서 "청년 네 명 중 한명 꼴로 실업자인 청년실업 타개책으로도 서비스업 육성이 시급함"을 역설했다. 서비스업의 고용에 대한 기여도가 제조업보다 높다는 것이다.
권 원장은 "최근 고용증가율 감소의 근본 원인은 서비스업 부진에 있다"며, "서비스업 고용증가 기여도를 높이지 않는 한 전반적인 고용증대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권 원장은 끝으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국회통과를 기점으로 의료, 문화콘텐츠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의 시장 확대와 고용창출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