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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가수 박주희 "영원한 '자기야'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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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

(사진=라우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주희가 트로트가수로 전국팔도를 누비며 노래한 지 어느덧 15년이 넘었다. 시원하게 뻗는 목소리, 섹시하고 파워풀한 퍼포먼스로 사랑받는 그는 행사계에서 믿고 찾는 가수로 통한다. 장소를 불문하고 박주희가 뜨면 가라앉아 있던 분위기도 확 살아난다.

"호텔 행사장에서 노래하는데 갑자기 전기가 나간 적이 있어요. 조명 하나만 딸랑 남아 있는 상태에서 관중석 가운데로 이동해 생목으로 '남행열차' '아파트'를 불렀죠. 반응이 어땠냐고요? 다들 신나게 노래를 '떼창'해 주셨어요. 매번 노래에 전혀 관심 없는 분들까지 모두 일으켜 세우겠다는 마음으로 무대에 올라요."

박주희는 알아주는 노력파로도 유명하다. 연차가 꽤 쌓였지만, 지금도 보컬 트레이너에게 개인지도를 받을 정도로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한 방을 노리고 곡을 발표했다가 반짝하고 사라지는 가수가 허다한데, 그는 "신인 때나 지금이나 참 한결같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전 재능을 타고나지 않았어요. 조금만 신경 안 쓰면 성량이나 감성 표현력이 금방 떨어져서 연습을 꾸준히 하죠. 트로트 가수를 쉽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데, 정말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면 금방 지쳐 버려요. 틈나는 대로 연습을 해서 실력을 탄탄하게 키워야 무대에서도 자신 있게 노래할 수 있어요."

 

2005년 발표한 '자기야'는 그를 지금의 위치까지 오르게 한 원동력이다. '자기야 사랑인 걸 정말 몰랐니 / 자기야 행복인 걸 이젠 알겠니'라는 후렴구가 귓가에 맴도는 이 곡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국민 애창곡이다.

"'자기야'가 10년 전 노래라는 걸 알면 대부분 깜짝 놀라요. 그만큼 시대를 초월한 음악인가 봐요. 전 연령대가 좋아하는 노래이기도 하고요. 만약 히트곡이 없었다면 조급하고 초초한 마음이 컸을 텐데, 전 복이 많은 가수인 것 같아요."

아이러니하게도 박주희는 '자기야' 대박 이후 한 차례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그는 "당시 회사를 나와 1년간 활동을 중단했다"고 고백했다.

"'자기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기계처럼 노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박주희를 이용해 얼마를 벌까'란 생각을 하는 사람들 뿐이라는 게 비참했고요. 앞으로 뭘 하면서 살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허영란의 '날개'라는 노래를 듣고 눈물을 왈칵 쏟았어요. '일어나라 아이야 다시 한 번 걸어라 뛰어라'란 가사가 와 닿았죠."

 

"노래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가수가 되자." 박주희는 그때 가슴에 새긴 마음가짐으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3년 만에 신곡 '왜 가니'를 발표한 그는 "'자기야'를 뛰어넘는 히트곡을 만들겠다는 욕심은 크게 없다"고 했다.

"신곡에 대한 반응이 나쁘지 않아요. 처음 듣는 곡이라 어색할 수도 있을 텐데 큰 호응을 보내주시더라고요. 꼭 히트곡이 되지 않더라도 제가 무대에서 노래할 때 즐겁고, 많은 분들이 같이 즐거워 해주는 것만으로도 기쁨이라고 생각해요."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게 많다"는 박주희는 앞으로 트로트에 EDM, 댄스 등 다양한 장르를 접목한 노래를 꾸준히 들려주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트로트계에선 15년은 명함도 못 내밀어요. 앞으로 30년은 더 해야하지 않을까요? 그리고나서 패티김 선배님처럼 멋지게 은퇴 콘서트를 열어야죠. 남진 선배님이 '영원한 오빠'로 불리시는 것처럼 '영원한 자기야'로 남고 싶은 꿈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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