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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애 좋던 형제는 왜 아버지를 살해 암매장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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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애 좋던 형제…동생 보호하려 "단독 범행했다"

 

아버지를 살해한 뒤 야산에 암매장한 형제가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

아버지를 살해한 형은 스노우보드 가방에 아버지 시신을 넣어 동생과 함께 운반한 뒤 통째로 땅에 묻은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기사 CBS 노컷뉴스 16. 7. 21 부친 살해 후 야산 암매장…'인면수심' 아들 등 )

21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 유성경찰서는 아버지를 살해한 뒤 암매장한 혐의로 최모(30) 씨를, 시체 유기에 가담한 혐의로 동생 최모(28) 씨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최 씨는 지난해 11월 9일 새벽 유성구 자신의 집에서 둔기로 머리를 내려쳐 아버지(61)를 살해한 뒤 스노우보드 백에 통째로 넣어 동구 세천동 식장산 자락에 암매장한 혐의다.

동생 최 씨는 형을 도와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평소 알코올중독 증세로 술을 마시면 행패를 부리는 아버지와 동생과 함께 살던 최 씨는 술을 마시고 귀가한 아버지가 자신을 때리려 하자 아버지가 들고 있던 둔기를 빼앗아 아버지를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밖에 있던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범행을 털어놓고 집 앞으로 오라고 연락한 뒤 함께 시신 유기를 도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범행 직후인 9일 오후 시장에서 삽 두 자루를 산 뒤 집안에 보관 중이던 스노우보드 가방에 시신을 넣어 10일 새벽 세천동 야산 150m 지점에 암매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최 씨가 아버지를 암매장한 식장산에 경력을 급파해 시신 발굴 작업을 진행했으며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시신을 찾았다.

최 씨가 지목한 장소와 시신 발굴 정도는 거의 일치했으며 시신은 현재 부패가 진행 중인 상태로 머리 부분에 둔기로 인한 폭행과 왼손에 방어흔 등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이 묻힌 깊이가 약 1m도 채 안 됐다"며 "파자마자 바로 꺼냈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으로 술만 마시면 집기를 부수는 등 행패를 부렸고 우리를 괴롭혔다"고 진술했다.

최 씨는 경찰에서 범행 일체를 자백했지만, 처음에는 혼자서 아버지를 살해하고 산속에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우애가 좋았던 사이였던 만큼 동생을 보호하기 위해 혼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한 것 같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식장산에서 150m 지점에서 시신이 발견된 만큼 혼자서 옮기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공범 여부 등을 조사하자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듯 동생과 함께 옮겼다고 진술을 번복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 씨의 동생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가 최 씨의 진술을 듣고 동생 역시 긴급 체포했다.

동생 역시 순순히 범행을 인정했다.

최 씨는 애초 지난 2월에 아버지를 살해해 묻었다고 했지만, 범행 시점이 지난해 11월인 것 같다고 말을 바꾸는 등 진술 과정에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범행일시 및 동기, 범행 가담 정도 등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며 "피의자와 가족, 주변인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에 대해 신속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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