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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뉴스] 2년 전, KBS가 총파업을 했던 이유를 기억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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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외압 폭로 사태…그 때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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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0일,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과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세월호 참사 당시에 나눈 충격적인 통화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온 나라가 어려운데 지금 이 시점에서 그렇게 그 해경하고 정부를 두들겨 패야지~ 그게 맞습니까? (…) 극적으로 좀 도와주십시오. 극적으로…. 이렇게 지금 일적으로 어려울때 말이요."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녹취록 중)

그로부터 2년이 지나서야 공개된 '이정현 녹취록'. 온 나라가 세월호 참사의 슬픔에 젖어있던 당시, KBS에서는 이 같은 통화와 함께 다음의 사건들도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 통화의 당사자였던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사임과 KBS 총파업입니다.

공영방송 KBS에서는 2년 전 그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 2년 전, 세월호 참사 직후

세월호 참사 당시, 김시곤 전 보도국장은 세월호 희생자 수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비교하는 발언을 사석에서 했다고 알려지면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차후 본인은 취지와 달리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에 분개한 KBS 막내급 기자들이 단체로 성명을 내고 세월호 유가족들은 청와대로 가 김 전 보도국장 사임을 요구하며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결국 이 일로 김 전 보도국장은 5월 9일 사임했습니다.

문제는 김 전 보도국장이 사임 의사를 밝힌 기자회견에서 터졌습니다. 여기서 김 전 보도국장이 길환영 당시 KBS 사장이 '사사건건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침해해왔다'며 폭탄 발언을 한 겁니다.

이렇게 공영방송 외압의 '폭로 사태'가 촉발됐습니다. 1주일 뒤인 5월 16일에는 항의의 뜻으로 보도본부 부장단이 전원 사퇴했습니다.

김 전 보도국장은 기자협회 총회에서도 다시 한 번 윗선의 보도개입 실태를 낱낱이 폭로합니다.

"대통령 관련 뉴스는 러닝타임 20분 내로 소화하라는 원칙이 있었다. 정치부장도 고민을 했는데 순방 때마다 몸살을 앓았다. 이른바 (뉴스) 꼭지 늘리기 고민이었다."

"여당의 모 의원이 TV에서 얘기하는 날은 반드시 (사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어떤 이유가 있든 그 아이템을 소화하라. 일방적으로 할 수 없으니까 야당과 섞어서라도 해라. 누구라고 말을 안 해도 정치부 기자들이라면 모두 알 것이고 화면에 가장 많이 등장한 사람을 헤아려보면 금방 알 것이다."

김 전 보도국장은 심지어 자신이 사임 기자회견을 했던 그날에도 길 전 사장이 기자회견 35분 전에 불러서 '대통령의 뜻이니까 사표를 내라'는 말을 했다고도 했습니다. '거역하면 나도 살아남을 수 없다'라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고까지 회상했고요.

공영방송 보도국장의 입을 통해 직접 정부의 보도개입이 수면 위로 드러났던 초유의 사태였습니다.

◇ 사장의 보도개입 파문과 총파업

KBS는 이 일로 8일간 총파업을 벌였습니다. 양대노조가 길 전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했고, 기자협회는 제작거부에 돌입했습니다.

총파업 8일 만에 길 전 사장 해임제청안이 가결되면서 파업은 마무리됐습니다. 이후 김 전 보도국장도 보도개입으로 4개월 정직이라는 징계를 받았죠.

즉 종합해보면, 2년 전 세월호 참사 때 해경을 비판하는 뉴스를 내보냈다가 청와대 홍보수석의 전화를 받고 사장이 보도국장에게 사표를 내라고 종용하는 류의 일들이 다른 곳도 아닌 '공영방송'에서 버젓이 벌어졌던 겁니다.

 

김 전 보도국장에 따르면 정부의 보도개입은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있었다고 합니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세월호 관련 녹취록은 보도개입의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 공영방송,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

KBS 사장은 여당 측 이사 7명, 야당 측 이사 4명 총 11명 이사들의 추천으로 낙점되는 시스템입니다. MBC 이사회는 여야 6대 3, 총 9명의 이사로 이뤄져있습니다. 공영방송 사장과 간부들이 정부 여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언론계와 시민단체는 꾸준히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해왔습니다. 이사회의 여야 비율을 맞추기 위해 2013년 국회에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가 구성되기도 했지만 아직까진 미해결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문제는 무려 이런 일들이 있고 나서도 길 전 사장은 지난 총선 직전 새누리당 소속으로 출마 의사를 밝혔었고, 이정현 의원은 당대표에 출마하는 등 여전히 아무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20대 국회에서 야당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꼽으며 관련법 발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이 토론회를 갖고 공정언론특별위원회가 마련한 개선안을 공개했죠. 공영방송 이사 수를 늘리고 여야 비율을 일정하게 맞추는 등의 안이 포함돼 있습니다.

20대 국회는 '여소야대'입니다. 과연 이 오래된 과제가 이번 국회에서는 해결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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