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2일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 내 판문점에서 북한 병사들이 빈센트 브룩스 신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과 이순진 합참의장이 판문점을 둘러보는 모습을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다. (판문점=사진공동취재단)
남북간 무력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완충지대로 설정됐던 비무장지대(DMZ)가 '무장지대' 로 바뀌고 있다.
10일 유엔군사령부 등에 따르면 유엔사는 지난 2014년 9월부터 DMZ에 중화기를 반입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해 시행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북한이 DMZ에 중화기 반입을 금지하고 있는 정전협정 규정을 어기고 박격포와 고사총 등 중화기를 배치한데 대한 대응이다.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에서는 DMZ에 개인화기를 제외한 중화기 반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유엔군사령관은 2014년 9월 '유엔군사령부 규정 551-4'에 따라 개인화기를 비롯한 다종의 중화기를 DMZ에 배치하는 것을 허가했고 같은 해 9월5일자로 발효됐다.
유엔군 사령관이 DMZ 반입을 허가한 무기는 개인화기(반자동 및 자동 K1, K2, K3)와 중(中) 기관총(7.62㎜), 중(重) 기관총(K6 50구경ㆍK4 40㎜ 자동 유탄발사기), 무반동총(최대 57㎜), 60㎜ 및 80㎜ 박격포, 유선 조종식 클레이모어 지뢰, 수류탄 등이다.
유엔사는 이에 대해 "북한군이 먼저 정전협정 규정을 어기고 DMZ 내에 중화기를 반입하고 다량의 대인, 대전차 지뢰 등을 매설한데 대응해 유엔군사령관은 이들 무기체계의 비무장지대 배치를 인가했다"고 설명했다.
북한군은 DMZ내 GP(소초)에 박격포와 14.5㎜ 고사총 등을 설치해 놨지만, 우리 군 GP에는 박격포가 설치되지 않았다.
DMZ는 적대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군사분계선(MDL) 155마일을 중심으로 남과 북쪽 각 2㎞ 구역에 설정된 완충지대다.이 지역에는 유사시 개인 방호를 위한 개인화기를 제외한 어떠한 무기도 반입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국방 당국은 유엔사의 DMZ 중화기 반입 허가에 대해 일부 GOP(일반전초)에 암묵적으로 중화기를 반입해 왔고 이에 대한 현실화라고 평가했다.
국방 당국의 한 관계자는 "GOP에는 그동안 유엔군사령관의 승인을 받아 제한적으로 박격포를 반입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일부 현실이 정전협정 규정과 맞지 않는 것을 잘 아는 유엔사가 제한적으로 중화기 반입을 허가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이 먼저 DMZ에 중화기를 반입하고 유엔사도 중화기를 반입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면서 정전협정이 유명무실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북이 DMZ에 경쟁적으로 중화기를 배치하면서 우발적 충돌에 따른 국지전 확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