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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KBS 보도개입 파문, 20대 협치 깨는 '뇌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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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청문회 대통령 사과 등 대대적 공세 예고, 靑 "통상적 업무" 반박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 (사진=자료사진)

 

청와대의 KBS 보도개입 파문이 20대 국회 초반 여야 관계를 경색으로 몰고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위원장 김환균) 등 7개 언론단체들은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현 새누리당 의원)이 KBS 김시곤 보도국장에게 전화한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녹음에서 이 전 수석은 "오늘 저녁뉴스하고 내일 아침까지 나가요? 좀 바꾸면 안될까? 이게 그게...", "아주 아예 그냥 다른 걸로 대체를 좀 해 주던지 아니면 말만 바꾸면 되니까 녹음 좀 한번만 더 해 달라"며 구체적으로 특정 뉴스의 편집을 요구했다.

또 "하필이면 또 세상에 (대통령님이) KBS를 오늘 봤네..."라며 이 같은 요구가 박근혜 대통령의 뜻임을 암시하기도 했다.

녹음이 공개되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1일 비대위 회의에서 "'대통령이 뉴스를 봤다'는 발언은 뉴스를 본 대통령이 홍보수석에게 직접 비판보도를 빼달라고 지시한 것이다. 이 문제는 대통령이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도 "청와대가 방송 보도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간섭한 소식이 전해졌는데, 이걸 보면 언론의 자유가 오히려 후퇴했다는 의심을 하게 된다"며 "매우 유감스러운 사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대대적인 공세도 예고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더민주 공정언론특위 및 민주주의회복 TF(태스크포스)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의혹에 대한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더민주 신경민 의원은 "미방위가 주축이 돼 청문회를 추진할 것이고, 이정현 전 수석은 현재 국회의원이기에 여당 방해가 있을 걸로 예상된다. 그러나 핵심 당사자여서 넘어갈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길환영 전 KBS 사장을 자체 조사해 검찰에 고발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까지 받아내겠다는 계획이다.

전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 국민의당에서는 장진영 대변인이 논평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임명한 이정현 전 홍보수석의 언론보도통제에 동의하는지를 밝히라"며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야당들이 파상공세를 벼르고 있지만 청와대는 완강한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 (자료사진=윤창원기자/자료사진)

 

당사자인 이정현 의원은 파문이 확산되자 "부덕한 저의 불찰"이라며 일단 머리를 숙였다.

그러면서 "해경이 당시 한 명이라도 더 구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선구조 후징계라는 뜻으로 호소한 것"이라며 "친분이 있던 분이라 다소 과했던 것은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사과는 했지만 비속어 등이 섞인 자신의 발언 태도에 대한 유감에 그쳤을 뿐 정권 차원의 언론자유 침해 의혹에 대한 사죄는 없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 (사진=박종민 기자)

 

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청와대 이원종 비서실장의 입장은 더욱 분명했다.

이 전 수석의 발언에 대해 "이 전 수석이 홍보수석의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 아마 협조를 요청했던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고 말했다.

'국민들에게 사과할 용의가 없느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지금 그 사건은 고발이 돼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확실히 잘못됐다 안됐다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는…"이라며 분명히 사과를 거부했다.

더민주 역시 이 문제는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강경론이 부각되면서 여야간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더민주 관계자는 "이 문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후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협치와 연계될 수 없는 문제"라며 "협치가 이런 중대한 문제를 그냥 넘어가라는 말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CBS노컷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당분간 대정부 질문과 상임위 활동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정치적 수단을 동원해 문제의 심각성을 부각시키겠다"고 밝혔다.

20대 국회 초반 여야 모두 극한 대립은 되도록 피하던 분위기가 보도개입 파문으로 20대 국회 이전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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