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과 함께' 영화로 만들어 가는 학교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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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밤 전북 김제시 금구면사무소 건물 벽면은 거대한 스크린으로 변했다. 금구초.중학교와 기관, 단체가 함께 마련한 야외영화관은 주민 300여 명이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 (사진=금구초.중학교)

 

농촌지역 전북 김제시 금구면의 밤은 하늘을 수놓은 별보다 건물 벽면을 물들인 영상으로 더 아름다웠다.

지난 18일 밤 8시께 전북 김제시 금구면사무소 건물 폭 9m의 하얀 벽은 거대한 스크린으로 변했다. 건물 옆 500년 된 느티나무 옆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와 자녀들이 오손도손 모여 앉아 영화 감상에 푹 빠졌다.

미리 준비한 200석 좌석은 시간이 흐르면서 가득 차 어느덧 나무에 기대서고 바닥에 앉은 사람들로 붐비더니 300여 명으로 불어났다. 관객들은 올해 1월 개봉한,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영화 '로봇, 소리' 관람에 몰입했다.

학교와 공공기관, 주민들이 함께 만든 야외영화관 김제 느티나무영화관의 풍경이다.

거대한 스크린이 된 관공서 벽면과 500년 가량 자리를 지킨 느티나무 곁에서 학교와 주민이 영화로 소통하며 하나가 됐다. (사진=금구초.중학교)

 

영화관은 금구초·중학교(교장 김판용)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야외영화관 터와 스크린을 내 준 금구면사무소는 상영 3일 전부터 방역과 주변 정리를 했다. 금구파출소는 차량 편의와 교통 관리에 나섰고, 동김제농협은 팝콘과 음료수를 제공했다.

학교는 사업을 제안하고 의자만 배치했지 모든 일은 주변의 도움으로 이뤄졌다는 게 김판용 교장의 설명이다. 또 한국영상자료원은 롯데시네마와 협약을 통해 영화를 제공했고, 극장 못지않은 음향도 마련해줬다.

김 교장은 "학교는 지역과 함께 가고 끊임없이 소통해야한다고 생각했다"며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게 영화이기에 야외영화관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교가 주민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기 위해서는 잘 해서만 되는 게 아니라 믿음을 줘야하고 신뢰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이것이 학교 혁신의 시작이라는 김 교장의 지론이다.

전교생 220여 명인 금구초·중학교는 교장실 명패를 없애고 그 자리를 카페로 만들었고, 교내 축구리그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학생들이 인근 노인들을 촬영한 장수 사진과 노인들의 삶 이야기를 다룬 일대기를 금구면민의 날에 선물할 계획이다.

야외영화관도 확장 계획에 있다. 2학기 들어 야외영화관 터에 야외 도서관이 들어서면 정기적으로 영화를 상영할 계획이다.

김 교장은 "영화가 끝난 뒤 학생과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주변을 정리하는 등 굉장한 호응을 보였다"며 "어르신에게는 가설극장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아이들에게는 오랜 시간 지나서 좋은 추억으로 자리 잡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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