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인 등이 국립소록도병원 임시 법정에서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고영호 기자)
소록도에서 낙태한 한센인이 "지도부의 연락이 와 낙태를 하러 가게 됐다"고 증언했다.
이는 피고인 대한민국을 대리한 변호인이 "임신한 한센인이 낙태를 강제로 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데 대한 중요한 반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고법 민사 30부가 20일 오전 9시 40분부터 고흥 국립소록도병원 2층 임시 법정에서 연 심리에서 증인으로 나온 한센인 A 씨는 피고 변호인이 "낙태 수술을 위해 누가 병원 본관에 오라고 했는지"를 묻자 "마을마다 있는 자치회격인 지도부에서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A 씨는 "한센인 환자가 임신해 출산하면 신생아를 부모와 격리시켜 소록도 밖으로 데려가기 때문에 낙태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A 씨는 "부군도 단종수술(정관절제수술)을 받아 자식을 가질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