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박유천.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성폭행 혐의로 줄줄이 고소를 당했다. 현재까지 박유천을 고소한 피해 여성만 4명. 첫 피해 여성의 고소 취하 이후, 무혐의 처분으로 사건이 종결될 가능성이 높았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불투명하게 됐다.
그렇다면 현직 변호사는 박유천의 성폭행 사건 시나리오의 결말에 대해 어떻게 예측하고 있을까. 변호사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A 변호사에게 물어봤다. 다음은 A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 첫 번째 고소인이 고소를 취하한 이후에는 사실 무혐의 처분으로 수사가 종결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있었다.- 그렇다. 물론, 비친고죄이기 때문에 고소 여부와 상관없이 수사는 계속 이어졌겠지만 합의 후에 취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강하게 처벌하지는 않는다. DNA 등 객관적 증거물에 대한 조사는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 첫 고소인과 합의를 하고 고소를 취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긴가?
- 고소 취하는 일단 혐의에 대해 맞다 혹은 아니다 식의 판단이 나오는 게 아니다. 분명 준공인인 연예인이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논란이 되는 것 자체가 피해이니 진위 여부를 가르기 보다는 사건을 덮거나 빨리 해결하려고 합의를 했을 것이라고 본다.
▶ 이제 조금 있으면 박유천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뤄질 예정인데 어떤 식으로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보나?일단 네 번째 고소인까지 나오기는 했지만 본인들 진술만 있는 상황이다. 경찰 쪽에서 무조건 고소인 말만 듣는 건 아니다. 소환을 해서 박유천의 이야기도 듣고, 대질조사를 해서 양쪽 진술의 일치도 등을 판단하게 될 것이다. 현재까지 고소인들의 진술이 사실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판단이 어렵다.
▶ 아무래도 경찰 쪽에서 주안점을 두고 있는 수사 방향성이 있을 것 같다.- 1차적으로 성관계의 강제성 여부를 따지게 된다. 첫 고소인은 사건이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고를 했는데 나머지 세 고소 사례들은 시간이 많이 경과한 과거 사건이고, 일단은 피해자 진술밖에 없어서 그 진실성과 신빙성을 따지게 될 것이다.
▶ 만약 고소한 내용이 사실이 아닐 경우, 무고죄 적용도 가능하기 때문에 돈을 목적으로 한 고소가 아니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고소장에 나온 범행 장소나 수법도 유사한데 그런 것은 참작이 안되나?
- 일단 나머지 고소인들은 한 사건이 나온 후에 고소를 한 것이고, 이미 언론에 그 방법이 노출된 상황이었다. 객관적 증거물은 없고 진술만을 증거로 수사를 해야되는데 박유천이 자백을 한다면야 신빙성이 인정돼 보강을 해서 검찰에 기소하면 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고소인 말의 진실성 여부를 두고 공방이 벌어지게 된다.
▶ 진술이 증거가 되려면 진실성과 신빙성이 검증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 기준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진술 증거가 전부라면 경찰과 검찰 그리고 재판부 모두 신중할 수밖에 없다. 이런 사건을 다룬 경험이 많은 경찰이나 검사는 그 일관성을 다 본다. 만약에 조작한 내용일 경우, 신문을 세세하게 하면 그 진술이 일관되게 나오지 않는다. 본인이 직접 경험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성폭행을 당했을 경우에는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행동 패턴들이 있다. 사건 직후에 그런 행동을 보였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한다.
▶ 일단 첫 고소인은 박유천과 성관계는 했지만 그것이 강제적이지는 않았다고 하며 고소를 취하했다. 나머지 피해 여성들과 박유천의 성관계 여부 역시 조사의 중요한 지점인가?- 만약 고소인들 쪽에서 구체적인 상황이 제시되면 박유천 쪽에서는 부인하는 것만으로 무혐의를 입증하기는 힘들다.
▶ 고소인 중에 유흥업소에서 일했던 종업원도 있기 때문에 성매매 처벌 또한 가능하지 않겠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박유천 측은 어떤 식으로 대응해 나갈지 궁금하다.성관계가 사실로 드러나면 성매매를 인정할 수도 있다. 불리한 정황이 나오면 변호사들은 형을 따지게 되어 있다. 그런 상황에서는 강간이냐 아니냐를 두고 다퉈야 되는데 업소 종업원이 일반적으로 대가 없이 성관계를 맺는 게 쉽지는 않다. 그렇게 되면 강제적인 성폭행 쪽으로 초점이 맞춰지는 건데 성매매와 성폭행 중 어떤 것이 더 형이 낮고, 지탄을 덜 받을 수 있는지 선택하지 않겠나. 피해자 신문을 통해 추가 범죄가 나오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어서 조사 상황을 주시하며 전략을 짜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