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음란 포털사이트 '소라넷'이 폐쇄된 가운데 이를 닮은 변종 음란사이트들에서 트랜스젠더 성매매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드러났다.
특히 이들 사이트에서 성매매를 하는 트랜스젠더와 성매수남들 가운데는 미성년자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경찰을 비롯한 단속기관들은 이들 사이트의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교복·속옷 입은 '노출사진'의 유혹…최고 조회수 80만
게시판에는 160여명의 트랜스젠더들이 자신의 성을 팔겠다고 광고하고 있다. (사진=A 음란사이트 트랜스젠더 소개글 캡쳐)
A 음란사이트 '트랜스젠더 소개글' 게시판에는 160여명의 트랜스젠더들이 자신의 성을 팔겠다고 광고하고 있다.
이들 모두는 남성의 신체로 태어났으나 스스로를 여성으로 인식하고 있는 MTF(Male to Female) 트랜스젠더다.
각각의 게시물에는 화장을 짙게 한채 교복이나 속옷 등을 입고 신체 곳곳을 노출한 사진이 수십장에서 수백장씩 담겨 있으며, 게시물당 조회수는 최고 80만을 넘어섰다.
이와 함께 거주지역, 연락방법, 신체사이즈, 어느 정도 수위의 성행위까지 가능한지, 하룻밤을 치르는 데 요구되는 가격 등이 함께 적시돼있다.
이곳에서 트랜스젠더들은 보통 △수술 없이 여성을 흉내 내는 크로스드레서(CD) △얼굴 등을 성형수술하고 호르몬주사를 맞고 있는 쉬멜(Shemale) △성기제거수술까지 마친 완트(완전한 트랜스젠더) 등으로 분류되며, 여성화가 진전될수록 비싼 가격을 요구한다.
게시물을 확인한 성매수남들은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 스마트폰 메신저를 이용해 트랜스젠더와 접촉한 뒤 그가 살고 있는 오피스텔에 직접 찾아가 관계를 갖게 된다.
트랜스젠더를 선호하는 이러한 취향의 남성들을 이들 사이에서는 '러버'라고 지칭하며 동성애자(게이)와는 또다른 개념으로 통한다.
◇ 소라넷처럼 수시로 도메인 변경, 추적 따돌려
포털에서 A 사이트를 검색해 들어가면 위와 같은 불법·유해정보(사이트) 차단 안내 화면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변경된 도메인 주소를 통해 A 사이트에 쉽게 접속할 수 있다. (사진= 불법·유해정보(사이트) 차단 안내 화면 캡쳐)
경찰 수사를 받던 소라넷이 폐쇄되면서 감독당국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한 이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A 사이트는 인터넷 도메인 주소를 수시로 바꿔 수사기관이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단속을 피하고 있다.
물론 이때마다 '소라넷'과 마찬가지로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변경된 주소를 올려 이용자들이 어렵지 않게 접속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게다가 A 사이트 메인화면에는 '현재주소'와 함께 '변경될 다음주소'까지 올라와 있는 까닭에 경찰과 방심위의 '불법·유해 사이트 차단 경고'를 무색하게 한다.
A 음란사이트에서 활동하는 일부 트랜스젠더는 미성년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A 음란사이트 댓글 캡쳐)
심지어 미성년자도 쉽게 가입할 수 있게 돼 있었다. 취재진이 직접 접속해본 결과, 가입부터 성매매정보 조회나 노출사진 열람 등의 과정에서 주민등록번호나 아이핀 등 성인인증절차를 전혀 거칠 필요가 없었다.
이에 따라 일부 트랜스젠더들은 이 사이트를 통해 자신을 찾아온 미성년자에게 성판매를 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매춘을 하는 트랜스젠더 본인이 미성년자인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까운 지인이 사이트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B 씨는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이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트랜스젠더 중에는 미성년자도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A 사이트 외에도 상당수 음란사이트에서 트랜스젠더 성매매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최근 온라인카페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 음란사이트의 경우에도 성인인증을 요구하는 복잡한 회원가입 절차를 거치지 않고서도 신체 일부를 노출한 트랜스젠더의 사진이나 메신저 아이디 등 성매매정보 일부를 확인할 수 있다.
◇ "젠더 문제 엮이면 여론 좋지 않아..." 사실상 단속 없어
C 음란사이트에서 성매매를 벌이고 있는 트랜스젠더들의 소개 사진 (사진=C 음란사이트 지역방 최신 사진 캡쳐)
이같은 트랜스젠더 성매매 사이트는 성매매특별법이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등에 위반할 소지가 다분하나, 사실상 경찰의 단속 영역 밖에 놓여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까진 보고된 사례가 없어 일선 에서 특별히 기획수사를 한 적은 없다"며 "그동안 채팅사이트 단속에 집중하느라 아직 이런 부분까지는 알지 못했으나 실제로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는지 파악해보겠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경찰서 관계자는 "보통 일반 성매매를 대상으로 단속하지 젠더 문제가 엮이면 여론도 별로 좋지 않을 수 있고 해서 일단은 (단속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는 동안 트랜스젠더 성매매 현장은 폭력이나 협박 등 범죄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고에 따르는 신원노출을 피해자가 극도로 꺼린다는 점을 가해자가 이용할 수 있기 때문.
한국성적소수자인권문화센터 양은오 대표는 "성판매 트랜스젠더에 대한 범죄는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감까지 더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우려된다"며 "게다가 이들은 여성가족부 등의 성매매 집계에조차 포함되지 않아 정책이나 조사가 전무한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