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독일 폭스바겐이 국내 소비자들을 우롱했다.
독일 본사의 지시에 따라 배출가스가 적게 나오도록 조작을 하고 내구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차량을 판매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최기식 부장) 독일 폭스바겐 본사가 배출가스 기준을 맞추지 못하자 차량을 불법개조해 판매하라고 지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2014년 7세대 골프1.4TSI가 휘발유 차량 국내 배출가스 기준에 미달하자 배출가스가 적게 나오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를 차량에 장착했다. 사실상 불법개조를 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럴 경우 배출가스가 밖으로 배출되지는 않지만 대신 엔진으로 유입된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차량의 내구성에 문제가 생긴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세계적인 자동차업체에서 이같은 일이 일어난 사실을 확인하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폭스바겐 제공/자료사진)
한 검찰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들을 아주 우습게 본 것"이라며 "거의 깡패 수준이다. 자동자회사가 아니고 조폭회사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작은 동네에서 유모차 파는 회사도 아니고 세계 1, 2등 하는 회사 아니냐"며 "글로벌 기업이 범죄행위를 하고 (불법행위를 본사가) 지시를 하는 등 이해가 잘 안된다"고 지적했다.
폭스바겐이 국내 소비자를 우습게 보는데는 문제가 발생해도 판매에는 지장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는 폭스바겐 티구안2.0TDI블루모션(769대 판매)이었고,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도 티구안이 3524대로 가장 많았다.
폭스바겐 골프2.0TDI도 지난달 602대가 팔려 네 번째로 많이 판매된 차였으며 올해 누적 판매량으로는 세 번째로 많이 팔린(2932대 판매) 수입차였다.
수입자동차 업계에서는 배출가스 등이 문제가 되자 폭스바겐이 대규모 할인 등 강도 높은 판촉에 나섰고 국내 소비자가 호응하면서 이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