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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 3개, 소논문, NGO 활동…우리는 학종 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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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종합전형, 현대판 음서제이자 연좌제"

<고교생 이진영="" (고1)="">
- 입학과 함께 학종 전쟁 돌입
- 교과 공부도 벅찬데 스펙 쌓기까지
- 동아리는 7:1의 경쟁률 뚫어야
- 스펙과 소논문도 혼자 힘으로 불가
- 자소서는 거의 다 학원의 대필
- 학생들마다 학종 기계 전락 불만

<진학지도 교사="">
- 취지와 다르게 흘러가는 학종, 폐해 심각
- 학교 활동만으로는 학종 관리 못해
- 평가 선발 과정과 기준도 불투명…논란 커
- 돈 있어야 스펙 관리 쉬워…현대판 음서제
- 학교 이미지로 학생 평가…학교판 연좌제
- 현행대로라면 학종 반영 확대해선 안 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고교생 이진영 군(고1), 진학지도 교사(익명)

요즘 교육계는 '학종', 즉 '학생부 종합전형' 논란으로 뜨겁습니다. 전체 대학 선발 인원의 17%를 지금 학종으로 선발하고 있고, 이른바 서울 상위권 대학으로 좁혀보면 전체의 30~ 40%가 학종입니다. 서울대의 경우는 자그마치 77%를 학종으로 뽑고 있습니다. 시험성적 말고 다양한 활동으로 뽑겠다, 취지는 참 좋죠. 그런데 일선 현장에서는 아우성이 터져나옵니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발이 큰데요. 어떤 얘기인지 현장의 소리 오늘 들어보죠. 먼저 고등학교 1학년 학생 한명, 연결하겠습니다. 이진영 학생입니다. 이진영 학생, 안녕하세요.

◆ 이진영>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학종, 학생부종합전형. 정확히 뭐뭐를 종합적으로 본다는 거죠?

◆ 이진영> 교과적인 부분도 보지만, 독서나 봉사활동 그리고 또 동아리활동 등의 학생 전반적인 학교생활을 보겠다는 것이 학생부종합전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학생부 안에는 교과성적도 있고 비교과적인 것들도 적는 거예요? 그런데 그 비교과적인 것이 동아리활동, 수상실적, 소논문, 독서활동 이런 게 다 포함되는 거군요.

◆ 이진영> 그렇죠.

◇ 김현정> 그래요. 그리고 또 자기소개서 있습니까?

◆ 이진영> 당연히 자기소개서도 있죠.

◇ 김현정> 선생님 추천서 있습니까?

◆ 이진영> 대부분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는데 대부분 있고. 거기다 이제 학생의 인성까지 보겠다. 이게 바로 학생부종합전형. 학생들이 어떤 식으로 준비합니까?

◆ 이진영> 입학을 하자마자 바로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데, 바로 동아리는 어떻게 할 것이며 또 동아리에 따른 논문이나 글쓰기나 동아리에 따른 수상실적은 어떻게 줘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입학을 하자마자 3년의 계획을 구상을 하게 됩니다.

◇ 김현정> 3년짜리 계획을 세워야 해요?

◆ 이진영> 왜냐하면 학종이 1, 2, 3학년이 일관성 있게 가야지만이 학교에서 인정을 해 줍니다, 대학교에서.

◇ 김현정> 일관된 맥락이 있어야 해요?

◆ 이진영> 네. 3년 동안에 큰 틀의 맥락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려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입학을 하자마자 어쩔 수 없이 스펙 경쟁에 들어갈 수밖에 없죠.

◇ 김현정> 스펙 경쟁. 그러면 이 동아리는 기본으로 다 합니까?

◆ 이진영> 거의 이제 ‘아, 잘했다’ 이게 아니라 ‘그 정도면 당연히 필수 덕목이지, 기본 덕목이지’라고 해서, 동아리를 안 하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그런 실정이죠.

◇ 김현정> 그러니까 진짜로 관심이 있고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무조건 하나씩은 다 들어야 해요?

◆ 이진영> 하나씩으로도 안 되고, 두세 개는 해야 됩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러면 말하자면 내가 어떤 전공, 어떤 과를 가고 싶다면 그거 하고 연결된 동아리 중 제일 유리한 게 뭔가, 이것도 다 따져야 해요?

◆ 이진영> 그렇죠. 그 경쟁도 심하죠. 제가 옛날에 들어가려고 했던 동아리는 7:1이었나 그랬어요.

◇ 김현정> 7:1. 예를 들자면 저는 노래하는 걸 취미로 굉장히 좋아하는데 앞으로 전공을 성악과를 갈 게 아니라면..

◆ 이진영> 그럼 노래 동아리 하면 안 돼죠.

◇ 김현정> 노래 동아리. 그런 식이군요. 그러면 기타 스펙들은 어떻게 쌓습니까?

◆ 이진영> 많은데. 독서활동이나.

◇ 김현정> 독서활동이라는 건 그냥 집에서 책 읽으면 되는 거 아니에요.

◆ 이진영> 읽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그 책 읽는 걸 잘 나타냈느냐를 보게 되거든요, 어쩔 수 없이.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고민해야 되는군요. 학생들이. 그걸 내가 읽었다는 걸 어떻게 해서 내가 표현해낼까?

◆ 이진영> 그렇죠. 학종이라는 것이 엄청나게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다들 하기 때문에, 다 준비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극한의 퀄리티를 준비할 수밖에 없거든요. 어떤 애는 뭐 이제 대학 들어가는데 국제기구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다든지 하는 식으로 퀄리티가 올라가게 돼서. 아이들은 학종을 준비하려면 거의 비교과도 교과를 할 때만큼 열을 쏟아야 할 만큼 부담이 더 가중되고 있죠.

◇ 김현정> 소논문을 쓴다는 건 뭐예요, 소논문을.

◆ 이진영> 논문은 동아리에서 시킬 수 있고 독서활동에서 담임이 요구할 수도 있고 담임이 요구할 수가 있는데, 논문이라는 것이 대학에서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제 학생들에게 쓰라니까 학생들은 이제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고, 엄청나게 품질이 계속 좋아져야 하니까 그러면 어쩔 수 없이 내가 써서는 안 되겠구나, 결국에는 학원에 맡기거나 대필하는 데에 맡길 수밖에 없는 현실이죠.

◇ 김현정> 대필을 시킨다면 누구한테 대필을 시킵니까?

◆ 이진영> 이제 또 전문적으로 그런 걸 써주시는 강사나 전문 학원이 있습니다. 지금 자소서는 이미 자기가 써서는 안 돼요. 왜냐하면 다 거의 다 대필하거든요, 자소서는.

◇ 김현정> 대필을 하면 자기소개서는 지금 가격이 어느 정도나 나가요?

◆ 이진영> 70 정도나 강남 같은 데 가면 200 정도 하거든요.

◇ 김현정> 그러면 지금까지 내가 잘하고 활동한 모든 것을 갖다가 알려주면 대필 작가가 써주는 겁니까?

◆ 이진영> 그렇죠. 이건 자기소개서가 아니고 소설인 셈이죠.

◇ 김현정> 건당 70에서 200까지 받는 경우도 봤다는 얘기죠, 이진영 군이.

◆ 이진영> 네.

◇ 김현정> 굉장히 부담스럽겠어요, 학생들 입장에서는.

◆ 이진영> 학생들이 교과만 하기에도 벅찬데 이런 비교과를 또 엄청나게 부담스럽게 해야 되다 보니까 취지에서 많이 벗어났다고 볼 수 있죠. 학종이.

◇ 김현정> 그러면 자율학습 밤 10시까지 할 건 하는 대로 다하고. 학원도 다니고.

◆ 이진영> 그렇죠, 이게 교과가 줄은 게 아닙니다.

◇ 김현정> 교과 줄은 게 아니니까 학원 다닐 대로 다 다니고, 거기다가 시간 쪼개서 동아리도 해야 되고 논문도 써야 되고 독서도 해야 되는 거예요.

◆ 이진영> 그렇죠. 이건 기계로 만들어버렸죠.

◇ 김현정> 학생들끼리 모이면, 친구들끼리 모이면, 이 학종에 대해서 뭐라고들 얘기를 해요?

◆ 이진영> 학종이 너무 힘들다. 이거는 “우리는 기계도 아니다”부터 시작을 해가지고, “이번에는 자소서 대필이 얼마래.진로에 맞는 데 들어가려면 어떤 동아리로 가야하지”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다 학종에 대한 불만이거든요, 거의 다가.

◇ 김현정> 그래요. 공부 잘 하는 애건 못하는 애건 다들 모이면 불만.

◆ 이진영>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생생한 학생들의 목소리, 현장의 목소리. 전해줘서 고맙습니다, 이진영 군.

◆ 이진영> 네.

◇ 김현정> 고등학교 1학년 학생 한명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봤습니다. 이번에는 현직 교사 한 분을 연결해 볼 텐데요. 교사들이 느끼는 점은 또 다를 것 같아요. 익명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선생님, 나와 계세요?

◆ 교사>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아니, 일단 학종, 취지는 좋은 거 아닙니까?

◆ 교사> 취지는 뭐 굉장히 좋은 거죠.

◇ 김현정> 그렇죠. 그런데 현직 교사로서 현장에서 보기에는 어떠신가요?

◆ 교사> 학종의 근본 취지에 맞춰서 학교를 정상화한다는 측면에서는 별 문제가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실제로 이게 운영되는 과정에서 보면 학생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하는, 다시 말하면 하나의 과정이 더 생겼다고 보면 되겠죠. 교과, 수능 및 학교 활동.

◇ 김현정> 그러니까 앞에서 학생이 이중고라고 얘기를 했는데 선생님이 보시기에도 애들한테 너무 가혹한 건가요?

◆ 교사> 네. 제가 이전에 있었던 학교는 혁신학교였는데요. 거기에서는 학종과 관련된 제반 학교활동들이 학교 안에서 다 소화가 됐고 학교 프로그램 속에 다 녹아들어가 있었는데.

◇ 김현정> 동아리며, 소논문이며, 독서활동이며 다 학교 안에서.

◆ 교사> 그런데 일반 학교로 와서 보니까 학교에서 하는 것은 주로 교과활동 중심으로 하고 비교과 활동 부분은 할 겨를이 없어요. 그러니까 정규 교육 과정에 녹아들어가기 실질적으로 쉽지 않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학생이 따로 학교 끝나고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이네요.

◆ 교사> 그렇죠. 학교 끝나고 준비해야 하는데, 준비할 시간이 없는 것이 학원으로 또 달려가야 되고. 그러니까 애들로서는 비교과 활동이라는 것이 엄청난 부담으로 가중될 수밖에 없는 그런 조건이죠.

◇ 김현정> 게다가 혼자서 소논문을 쓰고 독서활동은 어떻게 해서 이걸 스펙을 만들어야 하는지 좀 막막하니까 이걸로 또 학원을 가야 되는 거예요.

◆ 교사> 저희 학교도 현재 독서활동도 있고 소논문 쓰기도 있는데, 지도교사는 있지만 애들하고 만날 시간도 없고. 결국은 집에서 개인적으로 뭔가를 해야 하는데, 아마 제가 보기에는 누군가 도움을 받지 않으면 논문 쓰기가 어렵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결국은 시간도 시간이지만, 돈이 좀 있는 집 아이들은 어떻게든지 이걸 과외를 받든 학원을 가든 대필을 맡기든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방법이 없는 거네요.

◆ 교사> 없죠.

◇ 김현정> 그렇군요. 이렇게 해서 어찌어찌해서 이제 스펙 만들었어요. 종합전형을 넣습니다. 그러면 대학에서 아이를 선발하는 과정 자체는 투명합니까?

◆ 교사> 그 부분은 굉장히 문제 제기를 많이 하고 싶은 부분인데요. 학생부종합전형이 처음에 들어올 때부터 이 문제는 제기됐었어요. 선발의 객관성이라든지 타당성이라든지 공정성 또 투명성 계속 제기를 했었는데 어떤 문제 제기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수험생 입장이나 교사 입장에서 봤을 때, 내가 가르친 학생, 또 내가 키우는 학생 입장에서 내가 왜 떨어졌는지 또 왜 합격했는지에 대해서 전혀 알 수 있는 통로가 없습니다.

◇ 김현정> 통로가 없다. 선생님이 가르친 학생들 중에 ‘도대체 얘는 왜 떨어졌지’ 하는 경우들이 있었습니까, 종종?

◆ 교사> 당연하게 있었죠.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식입니까?

◆ 교사> 중학교 때 전교 1등을 하던 학생이고 혁신학교가 좋아서 자원한 학생이 있었는데, 교과 성적은 물론 항상 1등이었고. 비교과 영역 모든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열심히 참여했던 그런 학생인데. 그 학생 같은 경우에는 K대학교에 학종으로 지원을 했는데.

◇ 김현정> 명문 K대에 학종으로 지원을 했는데.

◆ 교사> 1차에서 떨어졌어요. 1차라는 것은 자기소개서와 추천서와 생활기록부, 그것 밖에는 다른 거 없죠.

◇ 김현정> 그러니까 면접을 볼 기회조차 없었던 거네요.

◆ 교사> 그렇죠, 그래서 저희들은 도저히 이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그 학생의 생활기록부를 보면 부족함이 없다고 모든 교사들이 생각했었기 때문에, 특히 1차에서 떨어졌다는 것은 납득하기 정말 어려웠어요.

◇ 김현정> 그 아이보다 더 뛰어난 아이들이 훨씬 많았던 건 아닙니까?

◆ 교사> 저희들이 교사하면서 많은 학생들을 지도해 봤잖아요. 상대적 비교는 가능하죠.

◇ 김현정> 그 학생 같은 경우가 종종 목격이 됐다는 말씀이신 건데, 이유는 뭐라고 추측들을 하셨습니까?

◆ 교사> 저는 제가 생각하기에는, 과거에 수시가 처음 생겼을 때 특히 특목고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는 최상위권 대학교에서 고교등급제를 실시한 적이 있었거든요. 10년 전부터.

◇ 김현정> 사실은 불법이었던 거죠, 그때도?

◆ 교사> 그렇죠. 불법이었죠.

◇ 김현정> 고교 학교의 이름에다가 등급을 메겨놓고 점수를 할당해 주는.

◆ 교사> 그 상황과 같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 것이, 대학교에서는 성적이 낮은 학생들끼리 모인 학교에서는 최고 성적을 받아봐야 특목고의 중간도 안 되는 학생이라고 먼저 선입견을 가지고 판단하지 않았을까.

◇ 김현정> 이 학생은 거기서부터 불이익을 받고 들어간다는 말씀이네요.

◆ 교사>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럼 이런 경우는 좀 정보 공개 청구를 해보지 그러셨어요. 그 학교에다가 왜 이렇게 됐는지 좀 알려달라.

◆ 교사> 그 부분도 학부모랑 사실 얘기를 했었어요. 이건 너무나 억울하다. 그렇게 하니까 그 아버지께서도 그 고민을 하시다가 또 너무나 힘든 일이잖아요. 그래서 넘어갔습니다.

◇ 김현정> 누가 봐도 약자고 을의 입장에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단 말씀. 학종, 계속해서 확대가 된답니다. 어떻게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세요?

◆ 교사> 저는 객관성과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한 학생부 종합전형은 현대판 음서제도나 연좌제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왜 음서제라는 말까지 쓰시나요?

◆ 교사> 음서제라는 것은 부모의 지위와 권력, 재산 상태에 따라서 관직에 올라가는 거잖아요. 지금 현재 상황이 그렇다는 거고. 연좌제라는 얘기는 개인의 성과에 관계없이 선배, 또는 동료 학생들의 평균 성적에 의해서 학교가 서열화되는 상황들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 교사> 그래서 확대가 되려면 이런 공정성이나 투명성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나서 해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취지가 좋다고 해서 이대로 계속 밀고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 우리가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검토해봐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교사> 네.

◇ 김현정> 현직 고교교사 한 분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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