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9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이달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5%에서 0.25%p 전격 인하하기로 결정해 지난해 6월 이후 12개월 만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증권사들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고객에게 주는 이자는 재빠르게 내리면서 신용거래융자와 같이 고객에게 받는 이자는 내리지 않고 계속 묶어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6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뒤 곧바로 CMA(종합자산관리계좌)등의 수신금리는 내렸지만 증권사가 고객에게 주식매수자금으로 빌려주는 신용거래융자 등의 대출금리는 내리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2012년 7월부터 지금까지 8차례에 걸쳐 3.25%에서 1.25%로 2%포인트 내렸다.
하지만 같은 기간 위탁매매 상위 10개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평균대출금리는 0.2%포인트 내리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증권사는 대부분 2015년에 한차례 대출금리를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증권사들은 수신금리 인하에는 발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하루 뒤인 10일부터 CMA금리를 곧바로 0.25%포인트 내렸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이 거래부진으로 수익성이 떨어지자 이자 수익으로 이를 메우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대해 증권사들은 신용거래 융자의 경우 자기자본을 이용해 개인이나 법인을 상대로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수익을 얻는 구조인 만큼 은행 대출처럼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금리를 내려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리스크 관리 등 증권사의 전문성이 들어가는 분야여서 은행 대출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미래에셋대우 등 몇몇 증권사는 투자자들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 이번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기간에 따라 평균 7.3%에서 최대 9.9%에 이르고, 신용거래융자잔고는 7조 2천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