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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이 불지핀 '개헌논의', 이번에는 어디까지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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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선 잠룡들 개헌 논의 필요성에는 공감, 실질적 결과까지는 여전히 멀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개원식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20대 국회 개원 초부터 정세균 국회의장을 중심으로 개헌 논의가 다시 불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 의장은 14일 야당의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우윤근 전 의원을 국회 사무총장으로 전격 발탁했다.

3선 의원 출신으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등을 역임한 우 전 의원은 여야 국회의원 154명으로 구성된 '개헌 추진 국회의원 모임' 간사를 역임할 정도로 대표적인 국회 내 '개헌론자'로 꼽힌다.

"개헌은 누군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던 정세균 의장의 개헌 논의를 본격화 하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신임 국회사무총장으로 내정된 우 전 의원은 CBS와 전화통화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국회 내 '개헌특위' 설치를 꼽았다.

개헌특위가 설치되면 해마다 주장과 공전 사이를 멤돌던 '개헌 논의'가 국회를 중심으로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청와대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복잡한 靑, 대선주자들의 셈법

일단 개헌논의가 생산적인 결과를 내놓기 위해서는 청와대와 국회, 대선주자들 모두 개헌논의에 동참할 수 있는 공감대 형성이 최우선 과제다.

그런 점에서 현(現) 시점이 지지부진한 개헌 논의를 촉발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개헌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던 청와대의 기류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지난 1월 박근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개헌을 외치는 사람들이 개헌을 생각할 수도 없게끔 자꾸 몰아가고 있다"며 "국회는 개헌 논의보다 법안 처리에 전념해야 한다"고 불편한 심경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하지만 4.13 총선패배와 여권 내 마땅한 대선주자가 전멸한 현실에서 박 대통령의 인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우윤근 전 의원은 "4.13 총선으로 여소야대 정국이 들어서면서 청와대 혼자서는 집권 후반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점을 박 대통령도 뼈저리게 깨닫고 있을 것"이라며 '레임덕' 정국 돌파를 위해 청와대도 개헌에 대한 시각을 바꿀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대선을 1년 앞둔 상황에서 다수의 대선주자들의 복잡한 셈법을 좁히는 것이 개헌논의 시작을 위한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여야를 불문하고 유력 대선주자들은 모두 어떤 형식으로든 '87년 체제'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대체로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각론에서 다양한 이견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헌법에 대한 논의는 국민의 권리다. 국민의 대표이고 각자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국민의 뜻을 대변해 국가의 바람직한 미래를 위해 개헌을 논의하는 것은 누구도 못 하게 막을 수 없다"며 개헌 논의의 불가피성을 강조한 바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대선 정국인 2012년 7월에는 "지나친 중앙집권에서 이제는 지방분권이 제대로 보장이 되는 그런 차원의 분권형 국가로 가야 하고, 또 하나는 대통령에게 집중되는 권한을 총리라든지 행정 각부 장관들에게 대거 분산하는 그런 분권도 필요하다"며 아예 개헌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야권의 또 다른 유력주자인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지난 4월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제3당이 될 경우 소선거구제 변경과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개헌 의사를 밝힌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게 했다.

하지만 안 대표는 "우리는 선거법을 바꾸는 선에서 도입해야 한다고 본다"며 개헌과는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더민주 손학규 전 상임고문은 지난 5월 일본 게이오대 강연에서 "한국 정치는 개헌을 통해 의원내각제로 갈지 아니면 다당 연립으로 갈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5.18 기념식에서 "(정치권의) 새 판을 짜는 데 앞장서겠다"고 정계복귀를 시사한 뒤 한 발언이어서 손 전 고문이 차기 대선 공약으로 개헌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을 낳게 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여권에서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개헌론을 들고 나오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마찰까지 빚은 사례가 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2014년 10월 중국 순방 당시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 개헌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청와대 반발로 한동안 갈등관계가 지속됐다.

◇ 여야 개헌논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시각은 완전 달라

여야는 어떤 방식의 개헌을 해야 하느냐는 방법론에서는 완전히 상반된 시각을 갖고 있다.

여권에서는 비록 갈등을 불러일으키기는 했지만 김무성 전 대표가 주장한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와 내각제 쪽을 선호하는 목소리들이 크다.

특히 친박계의 경우 '반기문 대통령-친박 국무총리' 형식의 '패키지' 권력구도를 내심 그리는 듯한 모양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개헌의 중심을 '분권'에 두면서도 여권이 추진하고 있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에는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 강하다.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 4년 중임제 도입을 주장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당장 20대 국회에서 본격적인 개헌논의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개헌이 실제 이뤄지기까지는 훨씬 더 긴 시간이 필요로 하다는 의견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권 말기에 개헌 논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정치권의 속설도 이런 시각을 뒷받침하고 있다.

여권의 한 중진의원은 "현실적으로 내년 대선 전에 개헌이 될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 같다"면서도 "권력구조 뿐만 아니라 시대적인 변화를 반영하는 광범위한 개헌논의를 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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