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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가족 돌봐달라" 상속했더니 맘대로 돈 쓴 목사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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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10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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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장에 없는 재산도 손대…법원 "유류분·보험금 등 반환해야"

 

한 목사 부인이 사망한 신도의 장애인 부인과 어린 딸을 돌봐주는 대가로 재산을 상속받고서 다른 재산까지 손댔다가 거액을 돌려주게 됐다.

10일 서울북부지법에 따르면 심장질환을 앓던 A씨는 자신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했다.

정신장애 3급인 아내 B씨와 7살 딸을 남기고 눈을 감아야 했던 A씨는 다니던 교회의 목사 부인 C씨를 찾아갔다. 재산을 상속해줄테니 남은 가족을 돌봐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A씨는 2010년 1월 아내와 딸을 평생 돌봐주는 대신 2억원 상당의 부동산과 토지를 C씨에게 넘겨준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작성했다. A씨는 또 자신 명의의 아파트도 C씨에게 넘겼고 그해 12월 숨을 거뒀다.

목사 부인 C씨는 아파트와 유언장에 적힌 A씨의 재산 등 약 5억원 정도를 받아 2013년까지 B씨와 그의 딸을 부양했다.

하지만 C씨는 유언장에 없는 재산에도 손을 댔다. B씨에게 지급된 보험금 7천200만원과 유족 연금 860만원, A씨의 퇴직 위로금 등 1억원 상당을 임의로 인출해 사용했다.

이런 B씨의 사연을 접한 장애인 인권단체 사단법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팔을 걷고 나섰다. 연구소 도움을 받은 B씨는 C씨 주머니로 들어간 남편의 6억원어치 재산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서울북부지법 제13민사부(조양희 부장판사)는 "C씨는 B씨와 그의 딸에게 보험금 등 금융재산과 유류분(상속 재산 중 일정 범위 유족에게 돌아가도록 법으로 정한 몫)을 포함해 총 2억8천만원을 돌려줘야 한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보험금 등 1억원은 물론 C씨가 기존에 A씨로부터 상속받았던 재산 중 일부도 B씨를 위해 남겨놓아야 할 재산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상속으로 받은 재산 이외에 보험금이나 금융재산은 B씨의 고유 재산으로 인정된다"며 "유류분 역시 B씨에게 반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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