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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뉴스] 서해에 CCTV 달아라? 연평도엔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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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들 중국어선 나포 사건 추가 확인…서해5도는 왜 버림받았나?

-2005년 연평도어민 중국배 4척 나포
-당시엔 쉬쉬, 이번엔 동영상까지 공개
-중국배 감소했다는 당국에 분노 폭발
-2009년 대비 작년 꽃게어획량 반토막
-지원특별법? 바다위 CCTV 설치하랴?
-"60%가 신용불량자, 섬 사회 붕괴중"
-연평도 살리려면 NLL활용 역발상필요
-"바다위 개성공단 설치하면 남북상생"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민철 CBS 기자

◇ 김현정> 김현정의 뉴스쇼 금요일 코너. 기자가 훅 파고든 뉴스의 진실 '훅!뉴스' 시간, 오늘도 권민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 권민철>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주제 뭘 가지고 오셨어요?

◆ 권민철> 지난 일요일 새벽. 연평도 앞바다의 음향을 먼저 준비했는데, 이거 들으면서 시작해 볼까요?

선원1: 올라와 배로 빨리 올라와 배로 그냥.
선원2: 야 일로 와.
선원3: 야 빨리 옆으로 대
선원1: 막걸리형 그냥 와 그냥 와.

지난 5일 새벽 연평도 앞바다 상황. 우리측 선원이 중국어선에 몰래 올라타 로프로 결박하고 있다. (사진=인천해양연구소 제공)

 

◇ 김현정> 뭔가 별명을 부르면서 빨리 와라,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 같아요, 연평도 앞바다에서 벌어진 일이죠?

◆ 권민철> 그렇습니다. 연평도 우리어민이 중국 꽃게잡이 어선에 로프를 가지고 넘어가 묶자 다른 어민들이 빨리 우리배로 넘어오라 이렇게 외치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중국어선 2척을 우리 어선이 직접 나포해온 그 사건 현장이에요.

◆ 권민철> 해경도 해군도 아닌 어민들이 그 것도 물고기가 아닌 중국배를 잡아 온, 듣도 보도 못한 희한한 사건이었죠.

◇ 김현정> 저희 뉴스쇼도 연평도 어민들 연결해서 직접 들어보기도 했죠.

◆ 권민철> 그 때 그분이 저의 방송에서 중국어선의 횡포를 폭로하고, 또 수수방관하고 있는 우리 정부에도 섭섭함을 표시했었죠. 다시 들어보죠.

"저희 주민들끼리 하는 얘기가, 투표권이 적어서 정부가 신경 안 쓰는 거 아니냐는 사실 다들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이거든요."

◇ 김현정> 정부가 너무 신경을 안쓴다, 우리도 대한민국 국민이다…이런 호소. 참 마음이 아팠는데요. 오늘 훅뉴스 그 부분입니까?

◆ 권민철> 저 역시 이 부분 들으면서, 연평도 어민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기에, 이렇게 국가에 버림받았다는 식으로 말씀들을 하는지 그게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주 주제 연평도 어민들, 그들의 말 못할 속사정을 들어봤습니다.

◇ 김현정> 말 못할 사정을 들어보신거군요. 단도직입적으로 권 기자가 연평도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들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볼까요?

◆ 권민철> 제가 우선 놀랐던 건요,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이 과거에도 몇 차례 더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 김현정> 어민들이 중국어선을 이전에도 나포한 일이 전해도 있었다구요?

지난 5일 동틀 무렵 연평도 앞바다. 중국어선(목선)이 수평선을 빼곡히 매우고 있다. (사진=인천해양연구소 제공)

 

◆ 권민철> 맞습니다. 중국배가 우리 어장에 침범하기 시작한 게 대략 2000년부터라고 합니다. 그런데 2005년에도 어민들이 중국배를 붙잡아왔다고 하더라고요. 한 어민의 말 들어보시죠.

"그게 이번 한 번으로 그친 게 아니라, 그전에 내가 어민회장 할 때도 4척, 5척 잡아다 줬는데 그게 보도가 안됐지. 해경들이 자기들이 잡은 걸로 은근슬쩍 넘어갔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니까."

◇ 김현정> 이번에는 크게 보도가 되면서 세상에 알려진 거지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전에도 있었고, 다만 은근 슬쩍 넘어갔다?

◆ 권민철> 그렇습니다. 이런 일이 외부에 알려지면, 관계당국에게 좋지 않겠죠. 이번에도 해경이나 해군은 뭐했나, 그런 비판이 나왔잖아요? 그 때문에 관련 사실이 외부에 새 나가지 않게 그 당시엔 단속을 했었던 거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번엔 어떻게 알려진 거죠?

◆ 권민철> 어민들이 그 때는 당국에 협조를 했지만 이번엔 스스로 외부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한 거 같습니다. 처음 들으신 음향도 어민들이 나포당시를 카메라로 촬영한 겁니다.

◇ 김현정> 한계점에 이르렀다고 어민들이 판단을 했다는 말이에요. 과거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면 과거에도 중국배로 인한 피해가 막심했다는 이야기네요?

◆ 권민철> 그런데도 정부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으니까 어민들이 중국어선을 나포해 오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대체 우리 당국은 뭐하고 있는 거냐 이 질문을 안할 수 없네요?

◆ 권민철> 우리 당국의 인식을 엿볼 수 있게 국민안전처가 올해 5월에 배포한 보도자료입니다. 불법 조업하는 중국어선이 강력한 단속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내용인데, 하지만 4월 한달에만 그렇고, 성어철인 4~6월, 9~11월을 통틀어서 보면 중국어선은 계속 늘고 있는 게 분명한 흐름입니다.

◇ 김현정> 상황을 호도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운데…그건 그렇고 어민들이 피해를 입으면 지원하는 법률이 있기는 있다고 들었거든요?

◆ 권민철> 서해 5도 지원 특별법 말씀하시는 건데요. 중국어선으로 어구가 망가지거나하면 피해 지원을 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의무조항도 아니고, 피해를 어민 스스로 입증해야해서, 지금까지 보상 받은 어민은 단 1명도 없었습니다. 만약 육지 같으면 CCTV를 달면 되지만 망망대해에서 그럴 수는 없잖아요. 한마디로 특별법이 그림의 떡인 겁니다. 어민들은 두 번 속고 있는 겁니다. 다른 어민의 이야기 들어보죠.

어민: 얘기만 할 뿐이지, 보상을 한 가지 해주나요, 보상 안 해주지.
기자: 신청은 해 보셨어요.
어민: 신청이야 해 봤지만 와서 뭐 보자보자 해놓고 입 닫고 입 닫고 하는데 이뤄지는 게 없잖아요.

◇ 김현정> 그러면 앞으로도 어민들이 계속 직접 나서 나포해 와야 한다는 이야기 입니까?

◆ 권민철> 해경, 해군은 북한과의 충돌 위험 때문에 적극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니까요. 문제는 어민들이 지금처럼 나섰다가는 불상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입니다. 중국어민들과, 또는 북한군과 충돌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니까요. 이번에 나포에 참여한 어민의 이야기입니다.

"그 때 아마 배들이 크락션 울리고, 퇴각명령 안 하니까 우리 배들이 다섯 척이고, 여섯 척이고 포위한 거죠. 당연히 긴장이 되죠. 해경이고 국가 어업지도선이 못하는 걸… 겁났어요, 이북에서 총 쏠까봐."

◇ 김현정> 목숨을 걸고 나서고 있다는 말씀을 하시는 거에요. 그렇게 나서지 않으면 피해가 크기 때문이겠죠?

◆ 권민철> 작년 꽃게 어획량 보면요, 2009년 대비 반토막입니다. 올해도 작년 대비 30% 더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서해수산연구소 예측)

연평도 연도별 꽃게 어획량. 2009년 대비 2015년 어획량이 거의 반토막 난 걸 보여준다. 단위는 톤. (그래프=문규리 인턴기자)

 

◇ 김현정> 그러면 어민들 삶도 영향을 받고 있겠네요?

◆ 권민철> 가장 단적으로, 연평도 어민중 신용불량자가 60%라는 추산이 있습니다. 인천해양연구소 허선규 소장의 말입니다.

"지금 거기 어업을 했던 사람들의 60%가 신용불량자고, 거기에 남편이 신용불량자라 안되니까 부인을 내세워서 배를 해놓고… 부인도 안 되니까 신용불량자가 되고, 자식 이름으로 배를 빌려서 또 어업을 하는데 또 잘 안되니까 자식도 신용불량자 되고. 그래서 진짜 붕괴될 거 같아요. 연평도가."

◇ 김현정> 특별법도 어민들에게 별 도움이 안되고, 직접 나포해야 하는 상황. 도대체 중국어선이 어느정도나 출몰하고 있습니까?

◆ 권민철> 중국어선들 한마디로 연평도 앞바다를 싹쓸이하고 있는데, 치어도 있는대로 다 훑고, 바다 바닥을 긁어가면서 조개도 쓸어 담고, 바다 생태계를 초토화시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어선을 단속나가면 북측해역으로 도망가기 일쑵니다. 연평도에서 NLL까지 1.4㎞ 밖에 안되니까요. 짧게는 3분이면 넘어가니까 우리 해경은 닭 쫓던 개 신세 되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북측은 왜 중국어선을 보고만 있는 겁니까?

◇ 김현정> 그게 또 다른 문제인데, 북측은 입어료를 받고 중국어선 입어를 허가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어선들도 꽃게잡이로 인해 남북간 충돌이 벌어진 걸 알기 때문에 이 상황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는 거고요.

◇ 김현정> 그러고 보니 서해에서 남북간 충돌이 잦았는데, 그게 다 꽃게 때문이었죠?

◆ 권민철> 99년 6월 1차 연평해전, 2002년 6월 2차 연평해전 모두 꽃게잡이 어선을 경계하려던 북측 경비정이 NLL을 넘어오면서 남북간 교전이 생긴 겁니다. 그 이후 남북 모두 충돌위험 때문에 서로를 피했고, 그 틈을 타서 중국어선이 파고 들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럼 지금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어떻게 해서 문제를 풀 수 있을까 이 부분이네요?

◆ 권민철> 가령 중국어선들이 드나드는 바다 바닥에 인공어초를 심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인공어초라니요?

◆ 권민철> 쇠로된 구조물인데, 그물이 닿으면 찢어지니까, 일종의 바다 지뢰 역할을 하는 거죠. 하지만 망망대해에 그걸 일일이 설치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어민들은 남북공동어로구역 설치 같은 것도 요구 하고 있습니다.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우리측이 제시한 남북공동어로구역 도면. 우리측은 NLL 선상에 검은 사각형으로 된 4개의 공동어로구역을 제시했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대안으로? 남북공동어로구역은 뭡니까?

◆ 권민철> 남북이 모두 인정하는 구역을 정해놓고, 남북 어선이 공동으로 조업할 수 있게 만드는 거죠. 2007년 2차 정상회담 때 노무현, 김정일 두 정상간 합의가 됐고, 이후 실제로 구역 설정 실무회담이 진행됐는데 결국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 김현정> 그게 비현실적이라서 중단된 건 아닌가요?

◆ 권민철> 이명박 정부로 정권이 바뀌면서 논의가 유야무야 됐기 때문입니다. 당시 우리측은 공동어로구역을 NLL 선상에 두려했고, 북측은 NLL 남쪽으로 두려고 했는데, 잘 하면 양측 모두 수긍하는 구역이 정해질 수도 있었을 겁니다. 만약에 공동어로구역이 설정이 된다면 남과 북이 공동으로 조업을 하게 되기 때문에 중국어선을 들어올 수 없는 거죠. 그러니까 중국어선을 제쳐놓고 우리끼리 조업을 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 김현정>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어업료를 받고 있는데, 그게 큰 이득일 텐데 그걸 북한이 포기할 수 있을까요?

◆ 권민철> 응할 가능성 충분히 있습니다. 왜냐면 남북이 함께 조업을 해서, 그러니까 우리가 바다 한가운데 대형 바지선 띄워놓고 북측이 잡은 꽃게를 남측이 구매한다면 북측으로선 중국어선에게 받는 입어료보다 많은 돈을 벌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과거에도 북한 수산물을 우리가 다 사주고 그랬거든요. 어느 순간 부턴가 그걸 안하고 있는데 이제는 그걸 하자?

◆ 권민철>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제안에 북한이 응할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 어민도 살고, 남북간 군사적 충돌도 원천봉쇄할 수 있고. 그래서 이걸 바다위 개성공단사업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측이 제시한 남북공동어로구역 도면. 북측은 NLL 과 그들이 주장하는 12해리 영해선 사이 4개의 공동어로구역(노란색 구역)을 제시했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북한도 이득을 보니까 북한도 중국어선을 들일 필요가 없고, 같이 단속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네요?

◆ 권민철> 해양연구소 조현근 정책위원장 이야기 들어보죠.

"어떻게 됐든 본질은 NLL이에요. NLL 주제는 남북문제잖아요. 이거는 남북 간의 경협사업으로밖에 풀 수 없어요. 개성공단이야 수많은 인프라가 들어 있잖아요. 바다 위 개성공단은, 바지선만 띄어놓고 거기서 교역만 하면 되는데 뭐. 남북 간에 문제가 생기면 바지선 치워버리면 되는 거고…."

◇ 김현정> 어민들도 이게 대안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까?

◆ 권민철> 실제로 이런 주장을 하시는 어민들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남북관계가 꽁꽁 언 상황 아닙니까. 미국도 나서서 북한 돈줄을 조이고 있는 이 시점에서 과연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우리 정부도 이걸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의문인데요?

◆ 권민철> 하지만 그건 선택의 문제입니다. 연평도 어민들이 우리도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해 달라 외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어민을 살리고, 또 남북간 갈등 요소도 제거하는 방법이 뻔히 있는데 그걸 외면할 명분, 없는 거 아닌가요?

◇ 김현정> 예.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금의 연평도 상황을 만든 건 어민들이 아니죠. 우리 정부, 국가가 만든 상황인건데. 연평도, 서해 5도를 서해의 독도라고 하잖아요. 실효적 지배를 위해 그 곳에 국민들을 보내 살게 했다면,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국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게 아닌가, 그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닌가, 의무가 아닌가 그런 질문을 던져봅니다. 권민철 기자 수고했습니다.

■ 취재도움: 문규리 인턴기자(중앙대 신방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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