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자 이사장(사진=자료사진)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운영하는 B사 대표 이모씨를 체포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박찬호 부장검사)는 8일 오전 이씨를 증거인멸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2일 검찰이 B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기 전에 로비 의혹과 관련된 핵심 자료들을 조직적으로 파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씨가 직원들에게 자료를 파기하라고 지시하거나, 검찰 소환에 불응할 것을 지시한 사실 등이 확인될 경우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다만, 검찰은 이씨가 B사의 대주주격인 신 이사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 이사장 등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B사는 신 이사장의 아들 장모씨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명품 유통회사다. 검찰은 정 대표가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롯데면세점 입점 청탁 명목으로 10~20억원의 뒷돈을 건넨 창구로 B사를 지목하고 있다.
B사는 외견상으로는 네이처리퍼블릭과 면세점 입점 컨설팅 등의 계약을 맺고 있지만, 정 대표가 수수료 형식을 빌려 신 이사장 측에 대가성 금품을 건넨 곳이라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의 정점에 있는 신 이사장을 조만간 소환한다는 방침이지만, 의혹을 밝혀낼 증거의 대부분이 파기돼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검찰은 자금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B사 측이 파기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복원하는 동시에 이씨 등을 상대로 삭제된 자료의 내용이 무엇인지 캐묻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B사 측이 조직적으로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어 조금 돌아가야 할 것 같다"며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회사 임직원을 상대로 상당 부분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정 대표로부터 롯데면세점 입점 청탁 명목으로 거액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는 브로커 한모(58)씨에 대해서도 추가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