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20여년째 '지각 개원' 비판을 받고 있는 국회 원구성 협상이 새누리당의 국회의장직 양보로 물꼬를 트며 급물살을 타게 됐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국가미래전략포럼을 마치고 나오며 기자들과 만나 "야당에 국회의장을 양보하겠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현장에 있던 국민의당 관계자에게도 "결심했다"며 의장직 양보 의사를 당 지도부에 전해달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의 '결심'은 현역 최다선(8선)이자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전격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서 의원은 이날 포럼 연설에서 "야당이 국회의장직을 달라고 하면 줘버리고 원 구성을 늦추지 말라"고 했고, 정 원내대표는 포럼 후 "서청원 (전) 대표가 역시 물꼬를 터주셨다"고 평가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후 기자간담회에서도 "서청원 의원님의 용단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존경과 감사의 마음 갖는다. 그야말로 한 인간에 대한 신뢰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고 재차 사의를 표했다.
야당은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사진=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페이스북)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그(서청원 의원)의 통큰 결정에 경의를 표하며 이로써 서로 양보하여 원만한 원 구성에 박차를 가하자고 제안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늦었지만 총선 민의를 수용하는 태도를 환영한다"며 "국민의 뜻을 받드는 원구성 협상이 되도록 더민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이날 청와대가 현기환 정무수석을 교체하고 김재원 전 새누리당 의원을 임명한 것에 대해서도 긍정 평가하는 등 직전까지 악화일로였던 여야 관계에 일순 훈풍이 불었다.
이로써 여야는 원 구성 협상의 최대 난제였던 국회의장 문제가 해결된 만큼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추가 협상을 조속히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회의장단 선출을 위한 법정시한(7일)은 이미 지났지만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법정시한(9일)은 맞춤으로써 '지각 개원'은 가까스로 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