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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호 보석 로비' 엇갈린 말·닫힌 입…커지는 윗선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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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료사진)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보석 로비를 둘러싸고 검찰 내부의 말이 엇갈리거나 입이 닫히면서 윗선 개입 의혹만 커지고 있다.

원정도박으로 지난해 말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정 씨가 보석을 신청한 건 올해 1월 19일이었다.

검찰은 이틀 뒤 매우 이례적으로 법원의 결정에 따라 정 씨를 석방해도 무방하다는 '적의처리' 의견을 냈다.

당시 수사를 이끌던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과 재판을 담당한 공판부장이 1월 13일자 인사로 교체된 이후였다.

정 씨의 보석 신청이 있기도 전부터 검찰이 미리 의견 조율을 했던 것이다.

최근 '정운호 게이트'가 터진 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나는 그때 적의처리에 반대했었다"고 주변에 여러 차례 '의견충돌이 있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수사팀 의견과 반대의 결론을 이끌어낸 윗선의 힘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옛 수사팀 관계자는 "윗선의 영향력은 없었다"고 부인했지만, 정작 적의처리 의견이 나온 경위는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박성재 서울고검장, 중앙지검 3차장은 최윤수 국정원 2차장으로 여전히 검찰 안팎에서 건재한 현직이기도 하다.

이에 맞서 현 수사팀은 "강력부가 반대 의견을 냈으나 적의처리 의견이 나갔고, 이 과정에서 윗선 개입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옛 수사팀 관계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 수사팀은 당시 두 부장검사 등 검사와 수사관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도 했다.

검찰은 윗선 의혹에 대해 "지금은 조사할 만한 단서가 없다며, 단서가 생기면 어떤 형태로든 조사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검찰이 정 씨에게서 "홍만표 변호사가 검찰 고위층과 친분을 언급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고, 검찰 로비 명목으로 3억 원을 받은 혐의로 홍 변호사는 2일 구속됐다.

검사장 출신 전관 변호사의 영향력 행사에 대한 의혹이 짙은 만큼 지금 수준에서 이번 사건이 매듭지어진다면 '꼬리 자르기'라는 꼬리표가 달릴 수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적의처리나 구형량을 줄인 것은 강력부장이나 공판부장 선에서 처리할 수 있는 일이 절대 아니다"며 윗선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같은 기류를 의식한 듯 현 수사팀 관계자는 "이 사건 수사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여론이 수사팀에 신뢰를 가져주는 게 중요하다"며 "결과가 나왔을 때 미진한 것은 충분히 감수하고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 속 옛 수사팀이 과거 정 씨를 검사실로 불러 조사하면서 일반인과 면회를 하게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옛 수사팀 관계자의 적의조치 해명에 대한 신빙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다만, 내부 '총질'에 가까운 의혹이 뒤늦게 드러난 배경에는 검찰 내부로 휜 칼날이 어딘가는 찔러야 했기 때문이 아니겠냐고 의심하는 눈초리도 있다.

한 검찰 인사는 "이제 옛 수사팀 관계자들이 솔직하게 적의처리 과정을 밝히거나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하는 길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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