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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시리(Siri) 천덕꾸러기에서 미래 먹거리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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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WWDC에서 공개 예정…아이폰 이어 스마트홈·애플카로 갈아타는 애플

 

NOCUTBIZ
-시리, 배고파
"뱃가죽이 등에 붙을 정도로 배고픈 건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시리, 떡볶이 레시피 좀 알려줘
"요청과 일치하는 장소를 찾을 수 없네요."

애플의 음성인식 시스템인 시리(Siri)에게 배고프다고 묻자 '바보 같은' 답변이 들려온다. 뛰어난 자연어 인식과 검색, 답변 기능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시리였지만 사용자들은 '농담 따먹기' 수준도 한계가 있다며 외면했다.

아이폰 사용자인 강정우(36‧직장인)씨는 "시리 사용할 일이 별로 없다. 응답 내용이 뻔한 수준"이라며 "불편해서 업무적으로 비서 역할을 맡기기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던 시리가 확 바뀔 전망이다.

◇ VocalIQ 기술통합 '혁신적인' 음성비서 예고

애플이 지난해 영국 캠브리지에 있는 음성 인공지능 스타트업 보컬아이큐(VocalIQ)와 올해 초 사람의 얼굴 표정을 분석해 감정 상태를 읽어내는 감정분석 인공지능 기술 스타트업 이모션트(Emotient)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인공지능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10년 안드로이드와 블랙베리 계열 음성인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던 업체 시리(Siri Inc.)를 인수한 애플은 최근 소프트웨어 기술의 한계에 직면하면서 아마존의 알렉사,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타나에 이어 구글 나우와 음성비서 구글 홈에 뒤쳐지는 형세다.

보컬아이큐는 애플에 인수 되기 전부터 심층학습(deep learning)을 통해 컴퓨터가 사람들과 더욱 자연스런 소통이 가능하다며 "주요 기술 회사들이 시리‧구글나우‧코타나‧알렉사 같은 서비스 구축에 수십억달러를 쏟아 부었지만 소비자의 기대에는 한참 못 미쳤다"며 특히 애플 시리를 '장난감 수준'이라고 평가절하 한 바 있다.

IT 매체 테크노버팔로와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보컬아이큐 제품을 접해본 업계 관계자들은 구글 나우, 아마존 알렉사, MS 코타나 보다 훨씬 강력한 성능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보컬아이큐의 기술은 "가까운 중식 레스토랑을 찾는데, 주차장이 있고 WiFi 무선인터넷도 되고 아이들에게 편한 곳이었으면 해" 등과 같은 더 지적이고 복잡한 요청을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 업계에 따르면, 현재 애플 시리, 구글 나우, MS 코타나 등은 이런 요청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지만 보컬아이큐의 기술은 이런 요청을 90% 처리가 가능하고, 다른 음성인식 서비스가 단순 지시문을 처리하는 것과 달리 보컬아이큐의 장점은 사용자의 자연어 문맥을 인간처럼 학습해 영원히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보컬아이큐의 플랫폼은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며 "일례로 사용자가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고 바지 주머니에 있는 동안 이메일을 관리하도록 가르치자 실제 그렇게 실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인수 이후에도 영국 캠브리지에 있는 보컬아이큐의 사무실과 인력을 유지한 채 시리와의 기술통합에 집중하고 있다.

◇ 애플TV에 음성·감정인식 비서·홈 IoT 탑재 유력…그리고 타임워너 인수

애플은 아마존의 스마트 스피커 에코와 이를 겨냥해 내놓은 구글 홈이 큰 호응을 끌자 이에 지능형 개인비서 시장에 애플TV를 대항마로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아이폰 음성비서인 시리가 혁신적인 보컬아이큐의 음성 인공지능 플래폼과 결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훨씬 더 스마트한 개인비서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BGR, 나인투맥파이브 등 IT 매체들은 애플이 올해 초 인수한 이모션트(Emotient)의 얼굴 표정을 이용한 감정분석 인공지능 기술을 애플TV에 카메라와 함께 탑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모션트는 의사표현이 어려운 환자가 통증을 느끼는지, 쇼핑객의 표정을 읽어 만족도가 어느정도인지 등을 분석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를 애플TV에 통합해 사용자의 감정을 파악해 시리로 하여금 사용자의 요청과 감정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여기에 홈 IoT 기능을 더해 아마존 알렉사나 구글 홈이 앞서나가고 있는 스마트 홈 시장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애플은 그동안 애플 TV를 통해 앱을 중심으로 동영상 콘텐츠가 소비되는 사용자 환경을 구축하려고 했지만 녹록치 않았다.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TV 서비스가 굳건히 버티고 있는데다 메이저 콘텐츠 수급에서도 주요 미디어 기업들이 독자적인 플랫폼 구축에 나서면서 콘텐츠 계약에 난항을 겪었다.

최근 애플이 CNN, HBO, 워너브러더스 등 막강한 콘텐츠를 계열사를 보유한 타임워너에 인수 제의를 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외신에 따르면, 아이튠스와 아이클라우드, 애플뮤직 등을 담당하는 에디 큐 애플 부사장이 타임워너 기업전략 담당자인 올라프 올라프슨과 인수 논의를 진행중이다. 타임워너의 시가총액은 600억달러(약 70조원)에 달하지만 애플의 '현금카드'가 두둑해 인수 금액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타임워너도 과거 인터넷 미디어 회사인 AOL과 합병하면서 내부 컨텐츠를 온라인 시장을 통해 유통하려했지만 AOL의 실적 부풀리기 논란과 합병이후 심각한 적자에 허덕이다 결국 갈라선 바 있다. 하지만 타임워너가 강력하고 안정적인 플랫폼을 갖고있는 애플의 제안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타임워너 인수에 성공할 경우, 애플은 그동안 부진했던 애플TV를 통해 콘텐츠 확보와 인공지능 비서 경쟁, 스마트 홈 시장까지 아우르는 것은 물론, 주요 미디어를 보유함으로써 애플에 우호적인 매체의 영향력까지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여 IT·미디어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 구글·아마존·MS 음성비서 대항 애플 '시리' 애플TV·애플카로 확대

애플이 천덕꾸러기 시리를 버리지 않고 막대한 자금을 풀어 '시리 살리기'에 나선 이유는 미래 먹거리에 대한 위기 의식의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16회계연도 2/4분기 애플 실적은 13년 만에 처음으로 아이폰 판매량이 5119만대로 전년 동기 6117만대보다 약 16% 감소해 이 기간 아이폰 매출액은 505억6000만달러에 그쳐 전년 동기 580억1000만달러보다 13% 줄었다. 음원 다운로드 서비스인 아이튠스도 2012년 39억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뒤 매년 감소해 2019년에는 6억달러로 줄어들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애플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내놓은 것이 바로 자율주행자동차다. 애플은 2019년 상용화를 목표로 첨단 스마트 자율주행 전기자동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타이탄'이라 불리는 이 프로젝트에 업계에서 유명한 자율주행 전문가를 비롯한 기술인력 1천여명이 투입돼 비밀리에 애플 카를 개발 중이다. 여기에 시리의 음성인식 기술과 운전자의 감정상태 분석에 따른 주행환경 적용, 애플TV와 통합된 '카플레이'를 이용한 엔터테인먼트 활용 등이 예상되는 애플의 모든 기술이 이 스마트카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보컬아이큐는 애플에 인수되기 전 미국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GM의 자동차에 음성으로 내비게이션과 엔터테인먼트를 제어하는 시스템 앱을 개발해 큰 호응을 끌고 있다.

위기 돌파와 시장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R&D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붇고 있다. 애플이 최근 인수한 인공지능 기업은 시리에 이어 퍼셉티오·보컬아이큐·이모션트 등으로 기술통합이 이루어질 경우 다양한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다.

애플은 또 시리 '소프트웨어 개발자 키트(SDK)'를 오는 6월 예정인 WWDC에서 출시하고 음성인식 플랫폼을 개방해 생태계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여 향후 시리 기반 인공지능 플랫폼을 차세대 애플을 견인할 신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애플의 세계개발자회의인 WWDC는 오는 6월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려 시리 SDK, iOS 10, 맥 OSX, 애플워치, 애플TV, 애플뮤직, 맥북프로, 애플페이 등의 업데이트와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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