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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히로시마서 한국인 원폭 피해자 첫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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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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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연설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27일(현지시간) 원폭 피폭지 히로시마의 평화공원을 방문해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하고 고인들을 추모했다. 그러나 그곳에서 불과 150m 떨어진 한국인 위령비는 별도로 찾지 않았다.

한미일 3각 공조 복원을 위해 한일 관계의 정상화를 중재하는데 힘써온 오바마 대통령이 한일 양국을 동시 배려하는 차원에서 한국인 위령비를 방문할지 여부가 주목됐었다.

한국인 위령비는 군인과 군무원, 징용 등으로 강제로 끌려오거나 자발적으로 온 이들을 포함해 히로시마에 살던 약 10만명의 조선 출신자 중 원폭으로 희생된 2만여명을 추도하기 위해 건립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했다면 식민지배와 원폭이라는 이중의 비극에 신음했던 한국인을 위로함으로써 한국을 배려하는 행보가 될 수 있었지만 이뤄지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만 연설을 통해 한국인 원폭 희생자를 처음으로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10만명 이상의 일본인 남성과 여성, 아이들, 수천명의 한국인, 미국인 포로들을 애도한다"고 밝혔다.

전세계가 주목한 연설에서 한국인의 희생을 상기시킨 것은 위령비 문제를 둘러싸고 제기된 한국인의 목소리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미국 대통령이 한국인 피폭자의 존재를 거론한 것은 전례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초 백악관이 연설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모든 무고한 희생자들'이라는 표현이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한국과 일본의 희생자 유족과 시민단체 등이 한국인 희생자 문제를 제기하고 정부도 대미 외교채널을 통해 역할을 하면서 분위기는 바뀌었다는 후문이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이 2만명 정도로 추정되는 한국인 희생자 숫자를 '수천명'이라고 언급한 것은 논란이 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이 한국인 원폭 피해자 문제에 대한 사과와 보상을 외면하고 있는 일본의 입장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역사적 행보'라고 평가하며 미일 동맹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 방문에서 핵무기의 종언을 촉구했다고 전하면서 미일 관계가 과거 적국에서 이제는 가장 가까운 동맹이 됐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원폭 투하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일본이 높은 문화 수준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감행한데 대해 비난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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