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 내정자. 자료사진
새누리당 혁신비대위원장 선임이 쇄신 대상인 '계파정치'에 따라 이뤄지면서 정작 당 혁신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삼고초려'를 해서 모셨다는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 내정자는 강력한 당 쇄신 의지를 밝혔다.
김희옥 내정자는 26일 새누리당의 내정 발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목적이 정당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혁신하고 쇄신해야 한다"며 "이것이 나의 소임"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다음주 의원총회와 전국위원회를 열어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 인선안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계파간 합의 결과라는 점에서 무난히 추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김 내정자가 실제로 당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지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김 내정자 선임이 혁신과 쇄신은 물론 심지어 청산의 최우선 대상인 계파정치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당의 김 내정자 접촉이 정 원내대표와 김무성 전 대표, 최경환 전 원내대표 회동 이후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밀실담합', '구태정치'라는 비난이 빗발친 이른바 '3자 회동'에서 이뤄진 친박과 비박 간 합의에 따라 비대위원장이 선임됐다는 얘기다.
김 내정자는 친박 쪽이 추천한 인사로 알려졌다.
한 비박계 의원은 "당이 어떤 권한도 위임한 적이 없는 정체불명의 세 사람이 희한한 합의를 한 것"이라며 "이는 '독재 정당' 행태"라고까지 주장했다.
다만 비박계 일부에서는 '일단 비대위원장이 결정된 만큼 앞으로 비대위원 선임 결과를 지켜보자'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김희옥 내정자는 이와 관련해 '정진석 원내대표가 선임했던 비대위원 명단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김 내정자가 전국위원회 인준을 통해 정식 취임한 이후 비대위원 인선 결과가 새누리당 내분 사태 봉합 여부를 가르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