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 아포칼립스' 스틸컷(사진=이십세기폭스 코리아 제공)
개봉을 하루 앞둔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 '엑스맨: 아포칼립스'(이하 아포칼립스)는 이 방대한 시리즈의 여정 안에서 어떠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까.
동명의 마블코믹스를 원작으로 둔 엑스맨 시리즈는 지난 2000년 첫 등장한 '엑스맨'을 시작으로 2003년 '엑스맨2: 엑스투', 2006년 '엑스맨: 최후의 전쟁'으로 이어지는 3부작이 연달아 흥행하면서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낳았다.
이후 2009년 '엑스맨 탄생: 울버린', 2013년 '더 울버린' 등 시리즈 속 인기 캐릭터 울버린의 독자적인 이야기를 통해 세계관을 넓혔다.
지난 2011년에는 엑스맨 주인공들의 과거를 다룬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로 시리즈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2014년 선보인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는 시간 여행이라는 특별한 소재를 빌려와 14년간 이어져 온 방대한 시리즈를 아우르는 동시에 새로운 세계로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25일 개봉하는 아포칼립스는 고대 무덤에서 깨어난 최초의 돌연변이가 인류를 멸망시키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 하자, 이를 막고자 엑스맨들이 다시 뭉쳐 맞서는 이야기를 담았다.
극중 최초의 돌연변이 아포칼립스는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적으로 꼽힌다. 이번 영화는 오리지널 3부작과 이전 작품들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킴으로써 세계관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이번 작품은 프로페서 X가 엑스맨이라는 단체를 만들게 되는 계기와 이유를 볼 수 있다"며 "진정한 엑스맨의 탄생"이라고 전했다.
특히 아포칼립스는 기존 엑스맨 시리즈의 연장선상에서 인간과 돌연변이의 갈등, 서로 다른 신념으로 충돌하는 돌연변이간의 대립을 담고 있다. 이는 소수자에게 가해지는 다수의 억압과 차별로 해석됨으로써 현실 사회에 대한 성찰을 불러 온 요소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엑스맨 시리즈 속 돌연변이들은 각기 다른 능력을 지녔을 뿐 인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간다"며 "인간들에 대한 두려움과 그들을 향한 관용, 그들을 수용하는 자세 등 보편적으로 공감할 만한 주제를 다룬다"고 강조했다.
'엑스맨: 아포칼립스' 스틸컷(사진=이십세기폭스 코리아 제공)
아포칼립스의 연출을 맡은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엑스맨 시리즈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는 '엑스맨'과 '엑스맨2: 엑스투'를 통해 마블코믹스의 스토리와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음으로써 현대적인 슈퍼 히어로물의 포문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다.
액션과 스케일은 물론 사회·정치적 주제를 매끄럽게 조화시키면서 슈퍼 히어로물을 단순한 재미의 대상을 넘어 진지한 작품으로 받아들여지게 만든 것이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11년 만에 다시 시리즈의 메가폰을 잡은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를 통해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 작품은 엑스맨 시리즈 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을 거뒀다.
그는 "아포칼립스는 엑스맨 유니버스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돌연변이가 등장한다"며 "덕분에 규모나 비주얼 측면에서 훨씬 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페스 X와 친구였던 매그니토는 아포칼립스에서 최강 돌연변이를 따르는 '포 호스맨'으로 나타나 엑스맨은 물론 전 인류를 위협한다. 엑스맨 시리즈 속 프로페서 X와 매그니토는 미국 흑인 인권 운동가를 본떠 만든 캐릭터로 알려져 있다.
엑스맨의 리더이자 강력한 텔레파시 능력을 지닌 프로페서 X는 비폭력 투쟁을 주장한 온건주의자 마틴 루터 킹의 모습과 닮아 있다. 프로페서 X는 돌연변이와 인간의 평화로운 공존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다.
반면 금속과 자기장을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매그니토는 비타협 투쟁을 주장하는 급진주의자 말콤 X를 떠올리게 한다. 매그니토는 돌연변이의 독자적인 정치 세력을 주장하며 인간 사회에 분노를 표출하는 인물이다.
아포칼립스에는 새로운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한다. 기존 시리즈의 어린 캐릭터들도 등장해 그들이 엑스맨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다. 강력한 텔레파시와 염동력을 지닌 진 그레이, 눈에서 붉은 빛의 강력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사이클롭스, 순간이동 능력을 지닌 나이트크롤러가 그 면면이다.
이들에 맞서는 아포칼립스 군단에는 어떠한 물체도 단 번에 베어 버리는 사일록, 날씨를 마음대로 조종하는 스톰, 최첨단 유기 금속 소재 날개와 무시무사한 칼날 같은 미사일을 발사하는 아크엔젤이 등장한다.
이번 영화에는 오리지널 3부작에서 연인으로 등장했던 진 그레이와 사이클롭스가 처음 만나게 되는 장면과 감정적으로 교류하게 되는 이야기도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