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함경북도 무산군에서 탈북자들의 대북 송금업무를 하던 중개인이 관련 장부를 자택에 두고 탈북하는 바람에 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이를 확보해 가족 600여명이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23일 "지난 3월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에서 생활하던 대북 송금 중개인 김모씨는 중국을 방문했다가 갑자기 탈북을 결심하고 한국에 입국했다"고 자유북한방송에 말했다.
그러나 "김 씨가 계획적으로 탈북하지 않아 평소 관리해 오던 대북 송금 자료를 자택에 그대로 남겨둬 김씨의 탈북 사실을 확인한 국가안전보위부가 집을 수색해 장롱속에 숨겨져 있던 관련 장부를 압수했다"고 말했다.
이 장부에는 대북 송금과 관련 있는 탈북민 이름과 전화번호, 북한 내 송금받은 가족 이름과 주소, 액수, 날짜 등 개인정보가 적혀져 있어, 보위부와 인민보안부는 이를 토대로 합동 조사단을 만들어 조사와 체포작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함경북도 무산 지역에서는 탈북민들로부터 송금받아온 이들의 가족·친인척이 하루 10여 명씩 보위부에 끌려가고 있고, 전국적인 조사 대상이 600여 명이나 된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당초 중국 연길에서 생활하고 있는 친척집 방문을 목적으로 여행증을 발급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무산군 보위부는 이 자료를 확보한 뒤 사건경위와 함께 중앙에 보고했으며, 중앙에서는 보위·보안부 합동조사단을 조직해 당 대회가 끝나자 본격적인 조사와 체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