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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도 되기 전에…실업크레딧 지원 효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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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24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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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9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이는 실업크레딧 제도를 두고 벌써 효과 논란이 일고 있다.

실업크레딧은 실직 후 구직 활동을 하면서 실업급여(구직급여)를 받는 실직자가 자발적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해 자신이 보험료의 25%를 내면 나머지 75%의 보험료를 정부가 최대 1년간 지원해주는 제도다.

정부는 애초 지난 3월부터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국회에서 고용노동법 등 관련법이 진통을 겪으며 좌초될 위기에까지 몰리면서 도입 시기가 늦춰졌다. 실업크레딧의 법적 근거가 되는 고용노동법 개정안은 지난 20일 어렵게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는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을 고치고 전산망을 정비하는 등 준비과정을 거쳐 조만간 시행 시기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김진수 연세대 교수는 24일 국민연금연구원 계간지 연금포럼(2016년 봄호)에 실은 '실업크레딧 제도의 의미와 도입과제' 보고서에서 정부가 곧 도입할 실업크레딧 제도가 실직자의 노동시장 재진입을 위한 노동정책으로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고용보험에 가입조차 돼 있지 않은 실직자는 구직급여를 받을 수 없기에 아예 실업크레딧을 신청조차 할 수 없다. 고용보험에 들어있지 않은 근로자가 수두룩한 현실에서 제도의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실업크레딧에서 인정하는 '실업'은 일반적인 실업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를테면 고용보험의 구직급여를 받으려면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실직 이전 1년 6개월중 최소한 6개월 이상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게다가 고용보험에서 실업은 근로능력과 근로 의지가 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하는 고용보험 실업급여 수급 실직자는 일반적인 실업자 중에서도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 있는 계층이다.

이런 조건을 맞추지 못하는 상당수 실직자와 초기 노동시장에 진입조차 하지 못한 비경제활동 계층에 대한 역차별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실직자가 임의가입형태로 국민연금에 스스로 가입해 일부 보험료를 부담해야만 하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실직자가 실업기간에 구직급여를 받더라도 생활이 어려운 게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실업크레딧을 신청하려고 자진해서 국민연금에 가입해 보험료를 내겠다는 나설 만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경우는 드물다. 결국,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높은 실직 계층만 노후를 대비해 실업기간에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소득의 역배분적 상황을 가져올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많은 선진국은 실업크레딧 제도를 운영하면서 실직자에게 보험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구직급여 기간 전부나 일부를 국민연금 가입 기간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김 교수는 나아가 실업크레딧 지원 기간을 1년으로 한정하고, 직장을 잃기 이전의 실제 소득이 아닌 그 절반에 해당하는 실업급여액을 보험료 지원기준으로 정한 것도 실업크레딧의 지원 효과를 상당 부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실업크레딧 지원 대상을 일정 수준 이하의 재산이나 소득이 있는 경우로 한정한 대목도 제도 도입의 애초 취지와 맞지 않을 수 있다고 김 교수는 꼬집었다.

김 교수는 "고용보험의 구직급여 수급자가 임의로 국민연금에 가입해 스스로 보험료를 내고 정부의 지원을 받는 형태가 아니라 실업급여를 받는 것과 동시에 자동으로 구직급여 수급 기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민연금 가입 기간으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실업크레딧 제도를 개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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