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로 내실 다진 한국영화…'아가씨' '곡성' '부산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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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인의 이목을 끈 제69회 칸국제영화제가 22일(현지시각) 시상·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리면서, 이번 영화제에 초청됐던 한국 상업영화의 성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작품은 현재 상영 중이거나 개봉을 앞두고 있어, 이번 영화제를 통해 한층 내실을 다지는 효과를 얻었다.

먼저 한국영화로는 4년 만에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깐느박'이라는 별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박찬욱 감독은 칸영화제에서 특별한 족적을 남겨 왔다. 영화 '올드보이'(2003)로 제57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박쥐'(2009)로 제62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까닭이다.

비록 박 감독의 아가씨는 이번 영화제에서 수상에 실패했지만, 다음달 1일 개봉을 앞두고 칸영화제기간 내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커다란 홍보효과를 거뒀다. 특히 칸영화제 마켓에서 한국영화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새로 쓰면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영화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의 조선을 배경으로,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와 아가씨의 후견인이 서로 속고 속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올드보이와 박쥐처럼 아가씨 역시 원작이 따로 있다. 영국 작가 새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 스미스'인데, 영화를 통해 원작과는 다른 긴장과 서스펜스를 만들어 온 박 감독이 어떠한 쾌감을 선사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 감독의 신작 아가씨는 이번 칸영화제 필름 마켓에서 전 세계 55개 나라에 팔렸다. 아가씨는 앞서 지난해 11월 아메리칸 필름 마켓, 올 2월 유로피안 필름 마켓, 3월 홍콩 필름 마트 등을 통해 이미 120개 국가와 선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칸영화제 마켓을 통해 55개국이 추가되면서 모두 175개국에 팔린 셈이다. 이는 종전 한국영화 최다 국가 판매 기록인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167개국)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175개국 판매는 전 세계 극장 상영 환경을 갖춘 국가 대부분에 판매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박찬욱 감독이 지닌 세계적인 인지도와 아가씨의 영화적 완성도에 대한 만족감이 전례 없는 규모의 해외 판매를 이끌었다"는 것이 아가씨의 배급을 맡은 CJ E&M 측의 설명이다.

◇ 대중성 넘어 작품성까지 담보…흥행 파란불

5월 극장가에 흥행 돌풍을 몰고 온 나홍진 감독의 '곡성'은 칸영화제 공식 섹션인 비경쟁부문에 초청돼 호평을 얻으며 흥행과 작품성을 동시에 손에 쥔 격이 됐다.

2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곡성은 지난 주말(20~22일)에만 전국 1391개 스크린에서 1만 7967회 상영되면서 133만 3830명의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켰다.

곡성의 누적관객수는 지난 11일 전야개봉 이래 22일까지 454만 670명으로, 역대 5월 개봉작 중 최단 기간 400만 돌파의 기록을 새로 썼다. 이는 개봉 18일째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5월 개봉작 중 가장 빠른 흥행 속도를 기록했던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2007년 5월 23일 개봉)를 훌쩍 뛰어 넘은 것이다.

영화 곡성은 외지인이 나타난 뒤 시작된 의문의 사건과 기이한 소문으로 인해 얽히게 되는 사람들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이번 칸영화제 기간 열린 공식 상영회에서 10여 분간 기립박수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영화가 끝난 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객석에서는 환호성과 기립박수가 14분간 이어졌다. 이에 나홍진 감독과 배우 곽도원, 쿠니무라 준, 천우희는 환하게 웃으며 기쁨을 드러냈다. 특히 곡성으로 첫 주연을 맡은 곽도원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곡성을 접한 각국 매체들은 "관객을 공포에 사로잡히게 하지만, 그 공포를 가장 유쾌한 방식으로 표출했다" "나홍진 감독은 전작에서 보여줬던 재능을 초월해 악에 대한 거대한 프레스코화를 선사한다" "도대체 곡성이 왜 경쟁 부문에 안 올라갔는지 설명이 필요하다. 악마에 홀린듯 대단한 걸작" "곡성은 올해의 영화" 등의 호평을 쏟아냈다.

연상호 감독이 연출을 맡은 '부산행'은 오는 7월 개봉에 앞서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됨에 따라 흥행 전망을 밝게 했다.

올해 칸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부산행은 전대미문의 재난을 그린 블록버스터로,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KTX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생존을 건 치열한 사투를 그리고 있다.

부산행의 상영회에서는 상영 중간중간 함성과 환호성이 쏟아졌다. "공유와 김수안의 부녀 호흡과 마동석의 액션 연기는 118분 동안 눈물과 웃음을 오가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는 것이 배급사 NEW 측의 설명이다.

부산행의 상영회에 참석한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역대 최고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이었다. 연상호 감독의 차기작은 경쟁 부문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주연을 맡은 배우 공유는 "15년간 연기를 했지만, 이번 같은 경험은 충격적일 만큼 자극적이었다. 스타나 연예인이라는 수식어가 아닌 온전히 부산행의 출연 배우로서 존중 받은 느낌이 나에게는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 같다"며 "2500석 가까이 되는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영화를 처음 봤을 때의 그 흥분과 기분은 아직까지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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