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새누리당이 비대위원회와 혁신위원회 출범을 위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가 무산되면서 극심한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새누리당은 17일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잇따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혁신위원장 인선을 완료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후 1시 20분 시작 예정이던 상임전국위원회는 성원 미달로 무산됐다.
상임전국위 정원 52명의 과반인 27명의 위원이 참석해야 회의가 진행되지만 과반에 5명 정도가 미달된 것이다.
시간이 흘러도 성원이 이뤄지지 않자 새누리당은 회의장인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 문을 걸어 잠근 채 상임전국위원들의 참석을 독려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결국 회의 시작 예정 시간을 1시간 20분가량 넘긴 오후 2시 40분쯤 상임전국위는 무산이 결정됐다.
상임전국위가 무산되기 10여분 전쯤 비대위원장인 정진석 원내대표가 침통한 표정으로 회의장을 나섰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기자들의 빗발치는 질문에 일체 답하지 않은 채 의원회관 밖에서 승용차에 올라 어디론가 사라졌다.
상임전국위가 무산됨에 따라 상임전국위에서 올린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던 전국위원회도 무의미해졌다.
이에 따라 홍문표 사무총장 직무대행은 회의 무산을 선언했다.
그는 "성원이 되지 않아 회의를 하지 못하는 참담한 현실에 멀리 전국 각지에서 와 주신 전국위원들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사죄한다"고 말했다.
비박계 측은 이번 전국위원회 무산의 배후로 친박계를 겨냥했다.
정두언 의원은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특정인에 대한 충성이 새누리당의 정체성"이라며 친박을 정면 비판했다.
정 의원은 "기자들이 새누리당은 보수당인 것처럼 기사를 이상하게 쓰는데 새누리당은 보수당이 아닌 패거리 집단"이라고 일갈했다.
김성태 의원은 "전국위원회 무산에 대해 국민의 또다른 준엄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며 "참담하고 암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혁신위원장을 통한 자성과 반성 새로운 변화를 무산시킨 것은 이제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이야기밖에 되지 않는 것"이라고 탄식했다.
전날 박대출 의원 등 친박 초·재선 의원 20명으로부터 사실상 사퇴 촉구를 받은 김용태 의원은 혁신위원장 사퇴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전국위원회 무산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새누리당에 정당 민주주의는 죽었다.국민들에 무릎을 꿇을지언정 그들에게 무릎을 꿇을 수는 없다"며 친박계를 겨냥했다.
한편 홍문표 사무총장 대행은 '전국위원회 무산으로 비대위가 불신임을 받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불신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앞으로 절차를 밟아서 다시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