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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소송당해도 옥바라지 골목 강제 철거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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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옥바라지 여관골목 재개발 공사'를 "손해배상소송을 당하는 일이 있더라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중단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박원순 시장은 17일 낮 서울시 종로구 무악동 '서대문형무소 옥바라지 여관 골목'을 찾아 전격적으로 옥바라지 골목 재개발 공사 중단을 선언했다.

박 시장은 이날 낮 철거 현장을 방문해 "내가 오늘 오후 (옥바라지 골목 대책위를) 만나기로 돼 있는데, 아침에 들어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건 예의도 아니다"라고 담당 공무원을 질타했다.

이어 박 시장은 "지난번에도 한 번 철거했다. 설득하고 함께 고민하고 다른 길이 없는지 찾아보라고 했는데, 내가 오늘 만나는 것을 알면서 이러지 않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박 시장은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서 이 공사는 없다. 제가 손해배상소송을 당해도 좋다"며 공사 중단을 전격적으로 선언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옥바라지 골목의 재개발을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와 옥바라지 골목의 강제 철거된 구본장 여관 이길자씨를 만났다.

박 시장이 옥바라지 골목 재개발 공사 중단을 선언한 것은 서울시가 용산재개발 과정에서 비극적인 용산사태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강제 철거 없는 재개발' 원칙을 정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서울시는 용산사태와 같은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1단계로 강제 철거에 앞서 협의체를 구성해 5차례의 대화를 갖도록 하고, 2단계로 해당 부구청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정비사업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하도록 했다.

그런데 옥바라지 골목 재개발 공사를 추진하는 무악2구역 재개발사업조합이 사전 협의를 3차례 밖에 갖지 않은 상황에서 강제 철거에 들어가자 박 시장이 이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종로구 무악동 46번지 일대인 서대문형무소 옥바라지 여관 골목은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가들이 대거 수감됐던 서대문형무소 수감자의 가족이 옥바라지를 하면서 생활한 곳이다.

재개발사업조합 측 용업업체 직원 40여명은 이날 오전 6시 40분쯤 크레인 등을 동원해 강제 철거에 나서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들을 끌어내고 강제 철거를 진행하면서 주민들과 충돌이 발생했다.

옥바라지 골목이 포함된 무악2구역 재개발지구의 재개발사업조합은 주민들을 상대로 명도소송을 내 최근 승소하면서, 주민들에게 11일까지 자진 퇴거할 것을 요구하는 강제집행 예고장을 이달 4일 보냈다.

재개발 시행사인 롯데건설은 옥바라지 골목이 포함된 무악2구역 재개발지구 약 1만㎡에 아파트 195가구의 아파트를 지을 예정이다.

옥바라지 골목은 소설가 박완서의 자전적 소설인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의 배경이고, 판자촌 재개발 철거 문제를 다룬 조세희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등장하는 행복동의 모델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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