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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못볼까 아쉬웠는데" 은퇴교사들, 학교밖 제자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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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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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12일 저녁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두리하나 국제학교.

국제인권변호사를 꿈꾸는 김화(17)양과 은퇴교사 유숙현(62·여)씨가, 사제지간이 아닌 다정한 모녀처럼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북한이탈주민인 김양이 대학생 멘토 수업을 받기 전 유씨가 자신감을 불어넣는 중이다.

이처럼 유씨를 비롯해 교단을 떠난 전직 교사들이 소외계층 청소년들의 '사부' 역할을 자임하면서, 현실에 부딪혀 꺾였던 청소년들의 희망 날개를 다시 펴주고 있다.

◇교실 밖 희망 전도사, 은퇴교사

은퇴교사들이 교실 밖에서 희망교육을 하게 된 것은 동그라미재단의 세발자전거 프로그램 덕분이다.

지난 3월 발족한 세발자전거는 은퇴교사 자원봉사단을 통해 사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고등학생, 학교밖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1주일에 한번씩 교육 및 진로상담, 정서지원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초 교직 생활을 마무리 한 유씨도 이를 통해 1년만에 다시 학생들에게 돌아왔다.

"퇴임하면서 아이들을 다신 못 볼까봐 아쉬웠다"는 유씨는 "이제는 학생과 일대일로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다문화나 탈북가정 등 소외계층 학생을 지원하는 대안교실 운영 경험이 있는 유씨는 김양의 희망 전도사가 됐다.

한국말이 서툴렀던 김양은 공부에 어려움을 격었지만 "어디 아프진 않니? 잘 될거야"라며 격려해주는 유씨의 정성에 국제인권변호사가 되기 위한 영어공부도 시작했다.

김양은 "중국에서 북한 사람은 숨어 살아야 하는데, 국제변호사가 되면 우리 엄마 같은 사람을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교 떠나도 마음은 여전히 학교 안

지난해 8월 교실을 떠난 교사 이주원(60)씨는 제도권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 청소년들을 지도하기 위해 학교 밖 교실 강단에 섰다.

그는 세발자전거에서 인연을 맺은 여고생 안서영(17)양의 멘토로 활약 중이다.

안양의 꿈은 방송작가.

넉넉하지 않은 가정형편탓에 글쓰기를 위한 펜을 잡기 어려워 하던 안양의 오른손에 다시 펜을 들 수 있게 한 게 바로 이 씨다.

안양은 "제 꿈을 실현시켜주기 위한 조언들을 많이 해주신다"면서 "성적만 얘기하는 학교 선생님보다 정서적으로 의지가 많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명예퇴직한 교사 조병희(59·여)씨도 마찬가지.

그는 요리사와 웹디자이너를 꿈꾸고 한부모 가정의 학생들을 멘토링해주고 있다.

"아이들이 품은 꿈을 어떻게 하면 실현시켜 줄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는 게 조씨의 말이다.

동그라미재단 김용한 신규사업팀장은 "교육전문가인 은퇴 교사들이 학교 밖에서 헌실적으로 교육에 참여하는 것은 사회에 큰 자원"이라며 "참스승의 모습으로 제2의 교직생활을 하는 분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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