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오재원 주연의 재치만점 '트릭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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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두고 속고 속이는 게임이라고도 한다. 치열한 심리전은 비단 투수와 타자의 대결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가끔은 재치를 섞은 트릭으로 상대를 당황케 하기도 한다.

타구가 외야 멀리 뻗어간다. 이때 외야수가 펜스 앞에서 공을 잡으려는 자세를 취하자 주자는 함부로 뛰지 못한다. '페이크(fake)'다. 알고보니 타구는 외야수의 키를 넘어 담장을 때린다.

투수가 1루 견제구를 던졌다. 세이프. 1루수가 투수에게 공을 던지는 척을 하다가 슬쩍 글러브 안에 집어넣는다. 1루 주자가 베이스에서 발을 떼자 잽싸게 글러브를 갖다댄다. 당연히 아웃이다. 이런 류의 '히든볼 트릭(hidden-ball trick)'은 종종 나온다.

3루수가 베이스와 멀리 떨어져 있다. 3루주자는 안심하고 리드 폭을 잡는다. 그런데 투수가 갑자기 3루로 견제구를 던진다. 주자가 놀라서 돌아보니 슬금슬금 전진하던 좌익수가 어느새 3루 베이스에 서있다. 과거 메이저리그에서 나온 명장면이다.

이런 장면들은 야구의 재미를 더해준다.

1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SK와 두산의 경기에서 기막힌 장면이 연출됐다. 두산 2루수 오재원이 주연이었다.

SK 4번타자 정의윤이 5회말 무사 1루에서 2루수 키를 넘기는 라인드라이브 안타를 때렸다. 1루주자 최정은 이미 스타트를 끊은 상태였다. 여유있게 3루 베이스를 넘볼 수 있었다.

그런데 오재원이 점프를 시도하다 착지한 뒤 갑자기 공을 1루로 뿌리는 시늉을 했다. 스타트를 끊은 최정이 때마침 오재원의 바로 앞에 있었다. 최정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2루 베이스를 밟았다가 1루로 돌아가려고 했다. 잠시 주위를 둘러보다 상황을 확인하고 다시 2루를 밟았다.

최정은 이미 2루 베이스를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타구가 오재원의 키를 넘긴 것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오재원이 바로 앞에서 마치 타구를 잡고 더블플레이를 노리는듯한 동작을 하자 놀랐을 법도 하다.

오재원의 재치가 추가 진루를 막았다. 최정이 속은 것이다. 최정은 쑥스럽다는듯 미소를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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