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성명서 내겠다"…외신기자 30여 명 모여 질문공세BBC, 홈페이지 통해 "보도내용 때문에 추방…매우 실망스럽다"북한당국에 의해 구금됐다가 추방된 영국 BBC 방송의 루퍼트 윙필드-헤이스(49) 기자가 9일 오후 중국에 도착했다.
이날 오후 6시(현지시간)께 평양발 중국국제항공(CA) 편을 이용,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 도착한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비교적 밝은 표정이었다.
공항에서 대기 중이던 30∼40명의 외신기자들의 질문공세에 "(북한을) 빠져나와서 기쁘다(I'm glad to be out)"고 말했다.
'풀려나서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는 "안도감을 느낀다(I feel get relieved)"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지금은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 나중에 성명서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속 질문이 이어지자 "밖에서 차가 기다린다"며서 현장을 떠났다.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입국장 밖에서 대기 중이던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을 이용해 베이징 시내로 이동했다.
그는 지난 6일 공항에서 북한 당국에 의해 항공기 탑승을 저지당한 뒤 8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았고 사흘만에 결국 추방조치됐다.
북한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 관리 오룡일은 이날 외신 기자들을 만나 "윙필드-헤이스는 해명할 수 없는 이유로 평양비행장 봉사일꾼들에게 매우 위협적인 태도를 취했으며, 우리 공화국의 법질서를 위반하고 문화풍습을 비난하는 등 언론인으로서의 직분에 맞지 않게 우리나라 현실을 왜곡 날조하여 모략으로 일관된 보도를 했다"고 추방 이유를 밝혔다.
이번 사건과 관련, BBC 대변인은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 기자 루퍼트 윙필드-헤이스와 그의 팀이 보도 내용 때문에 추방된 것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당대회 취재를 위해 초청 받은 BBC 취재진 4명은 아직 북한에 남아있다"며 "이들이 계속 취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BBC의 도쿄 주재 특파원인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국제평화재단(IPF)과 함께 노벨상 수상자 3명이 북한 대학과의 과학기술 교류를 위해 지난달 29일 방북했을 때 동행했다. 다른 BBC 취재진 4명을 비롯해 6일 개막한 북한 7차 노동당 대회 취재를 위해 당국의 허가를 받고 방북한 100여 명의 외신 취재진과는 별도 일정으로 움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