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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만 주세요' 右투수에 더 강한 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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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사진=노컷뉴스)

 

플래툰 시스템 하에서 출전 기회를 얻고 있는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가 자신이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나가고 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경기에 우완 투수 콜린 맥휴를 선발로 내세웠다. 시애틀은 우완투수가 선발 등판하는 날 좌타자 애덤 린드를 주전 1루수로 출전시키고 이대호를 벤치에 두는 라인업을 써왔다.

이날은 달랐다. 린드가 6번타자 1루수로 나섰고 이대호는 7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대호는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2회초 2사에서 린드가 우전안타로 출루하자 이대호 역시 우전안타를 때려냈다. 그러나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이대호는 이후 두 타석에서도 맥휴와 맞섰다. 5회 2루 앞 땅볼로 물러난 이대호는 7회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대호의 시즌 타율은 0.250에서 0.256으로 조금 올라갔다.

이대호와 린드가 나란히 선발 출전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28일 휴스턴전에서도 이대호와 린드가 각각 1루수와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바 있다.

시애틀이 1루수 자리를 두고 플래툰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은 린드가 우투수에 강한 반면 좌투수에 유독 약한 스플릿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린드는 오랜 기간 우투수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기에 그에 대한 신뢰가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대호가 우투수에 약하기 때문이 아니다. 이대호는 오히려 오른손 투수의 공을 더 잘 때리고 있다. 시즌 맞대결 타율이 0.313(16타수 5안타)이다. 반면 왼손 투수를 상대로는 타율 0.217(23타수 5안타)에 그치고 있다. 홈런은 좌투수를 상대로 2개,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도 2개를 때렸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이대호가 풀타임 주전은 아니다 보니 판단의 근거가 될 표본 수가 적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대호의 방망이가 적응만 된다면 좌우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은 한국 프로야구와 일본 프로야구 팬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시애틀은 이대호가 우투수와 상대할 기회를 서서히 주고 있다. 이대호는 이날도 안타를 때렸다. 자신을 향해 서서히 다가오는 기회를 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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