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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보다 배꼽이 큰 카드수익구조…본업보다 커진 이자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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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지가 어려운 사람들이 높은 금리부담으로 카드사업 부양"

신용카드사의 수익구조가 기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보는 손해를, 부대사업인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 금융사업 수익으로 메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인 점을 감안할 때 사회 정의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편집자 주]

(사진=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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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본업은 신용카드 서비스사업인데, 그쪽은 적자다. 정부에서 카드가맹점 수수료율을 계속 낮추니까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 그것을 메우기 위해 부대사업인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와 같은 금융대출사업에 치중해서 돈을 벌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신용등급이 낮아서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없을 정도로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의 돈을 짜내서 여유있게 사는 사람들을 부양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카드사업을 한다고 하면서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카드사 한 임원의 하소연이다.

신용카드업은 여신전문금융업법에서 신용카드를 발행, 관리하고 신용카드 이용과 관련된 대금(代金)을 결제하고 신용카드가맹점을 모집, 관리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

카드사가 금융대출사업도 물론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그것은 '신용카드회원에 대한 자금융통'이란 부대업무일 뿐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본말이 전도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 "신용판매 쪽에서는 적자"…카드수수료 인하 때문

신용판매 쪽에서는 거의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데 대부분의 카드사들 의견이 일치한다. A 카드사 한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재무파트에 확인해본 결과 신용판매 쪽에서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신용판매 쪽에서 수익은 나지만 비용을 빼고 나면 이익은 거의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유는 정부 주도로 계속되고 있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때문이라는 것이 카드사측 주장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2000년대 중반에 필요성이 제기됐고 2012년부터는 인하가 제도적으로 가능하도록 법개정이 이뤄졌다.

영세 중소가맹점에 대해서는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일반가맹점에 대해서는 적정원가원칙에 따라 수수료를 산정해 적용하도록 한 것이골자였다.

수수료율 재산정은 3년마다 이뤄진다. 지난해말에는 당정협의를 거쳐 영세중소가맹점의 수수료율을 0.7% 포인트, 일반가맹점에 대해서는 0.3% 포인트(추정) 낮췄다.

◇ 큰 폭의 흑자행진…부대사업인 카드론이 효자

수수료가 내려간다고 카드사 경영이 나빠진 건 아니다. 카드사 전체로 보면 2014년과 2015년 연거푸 2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실적 역시 대부분 회사들이 지난해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하거나 개선된 것으로 발표됐다.

카드사들의 수익을 이끄는 주요수익원은 신용판매와 금융사업.

신용판매 쪽에서 적자를 보거나 거의 이익을 내지 못했는데도 큰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냈다면 구조조정을 해서 비용을 대폭 줄였거나 금융사업에서 많은 이익을 냈을 때 가능하다.

카드사들의 금융사업은 대출서비스로, 단기로 급전을 빌려주는 현금서비스와 장기대출인 카드론이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현금서비스 취급액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추세지만 카드론은 2012년 이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카드론 취급액은 2015년에 35조1천억원으로 1년 전(30조3천)보다 15.8%나 늘었고 2012년(24조7천억원)보다는 42%가 늘었다. 카드론 이자수익도 2015년에 2조9천320억원으로 1년 전(2조6천327억원)보다 11.4%가 늘었다.

◇ 처지가 열악한 사람들의 눈물과 한숨으로 신용판매 손실 메워

여신금융협회의 경영공시를 보면 2016년 1/4분기 카드사들의 카드론 평균대출금리는 14.05%에서 17.61%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수치는 평균일뿐 신용도에 따라 20%가 훌쩍 넘는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제1금융권에서 돈을 빌릴 수 없는, 신용도가 낮고, 처지가 열악한 사람들로 경제적 약자일 가능성이 높다.

카드사들은 회사채나 ABS(자산유동화증권), 은행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조달금리는 평균 2% 후반에서 3%대에 걸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손을 감안해도 카드사들이 카드론을 통해 큰 이익을 보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카드사가 카드론을 통해 신용판매 부문의 손실을 메우고 있다면 바로 카드론을 이용하는 처지가 열악한 사람들의 눈물과 한숨을 토대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부담하는 비싼 이자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포인트나 캐시백을 받아가며 카드구매활동을 하는 모순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 일부 카드사, 신용판매 취급액 늘리기도

일부 카드사에서는 심지어 수익이 많이 나는 금융사업 쪽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신용판매 취급액을 늘리고 있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법령에는 부대업무가 본업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금융사업 채권액이 신용판매 채권액을 넘어설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제 6조의 5 ②항)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위원은 “카드론의 성행은 외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카드론은 2천년대 초 카드사태 때 카드결제대금이나 현금서비스에 대한 연체가 심해지자 일시적인 대책으로 카드사의 대출을 통해 불을 꺼보자는 차원에서 허용했던 것인데 이제 카드사의 주된 수익사업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금서비스야 카드사용이 안될 때를 대비해서 주어지는 것으로 필요한 것이다. 외국에서도 cash advance(현금 선지급)가 있는데 현금서비스와 같은 것이다. 하지만 카드론은 드물다. 더우기 카드론이 성행하면서 본업인 신용판매의 손실을 메우기까지 하는 것은 기형적인 모습이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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